당신이 꽃이라면 저는 흙이 되겠어요.

당신이 더 이쁘게 피어날 수 있게,

당신이 더 빛날 수 있게,       p30

 

생명력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겨울나무의

겨울눈을 감싸고 있는 

​‘아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의 강추위와

시베리아 전체를 꽁꽁 얼릴 겨울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따스한 봄의 계절에

꽃이나 잎이 될 연한 속살을 보호하고 있는

단단한 비늘 조각의 ‘아린’

 

큰 꿈을 쫒아

부단히 노력하는 이들의 현실이라는 ‘아린’은

작고 왜소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 품고 있는 뜨거운 열망과 무한한 가능성이

언제 터져 나오게 할지 모릅니다.

무르익지 못해

지금은 살풋 보호막이 필요하지만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

그렇게 아린은 제 때에 맞춰 스스로를 놓아버림으로써

그 존재를 드러나게 합니다.

 

저 또한

누군가의 삶의 방향에 조금 앞서

적당한 때에 길을 환하게 비춰주고

그에게 제 앞길을 내어주는 존재이고 싶습니다.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기보다

이런 사람으로 내가 되는 것을

먼저 고민하는 지혜로움을 더 쌓아야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존재를 돋보이게 하며

삶에서 잠시의 어둠조차 작은 빛이 되어 비춰주고 싶은

동행을 만난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작은 문장 하나가

때론 그 어떤 위로와 포옹보다 깊이 따스하게 스밀 때가 있습니다.

다른 이에게 의지하고 넋두리 늘어놓지 않아도

스스로 지난한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

​저마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거나 일상에서 자잘한 생채기 입은 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디에도 가지 않으며 꼼짝없이 앉아

읽기만을 반복하며 보냅니다.

 

‘새삼스러운 세상’이라는 책도 딱 그때 맞춰 읽었지요.

 

짧은 호흡으로 쉽게 읽히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들여지는 깊이는 깊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열망으로 뜨거웠던 지난 날,

갑작스런 영원한 이별로 내 삶 통째로 흔들렸던 날들,

가슴으로 품었던 그 사람을 한없이 기다리며

눈물짓던 여린 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때로는 가슴 두근거림으로,

가슴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애잔함이,

안타깝고 애달픈 마음으로 바라봐지는

그의 글들이 좋았습니다.

 

작가에 대해 검색 창 열어 시시콜콜 프로필 검색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지는 그대로의 글을 읽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낯선 작가,

모르는 이력이 때론 답답하거나 궁금하지 않을 땐 그냥

가만가만 책장 넘기는 것으로 마무리하게 되지요.

이 책이 그렇습니다.

 

필명으로 저자표기 되어 있기에 누구지,

​궁금하긴 했으나 짧은 글을 보며

SNS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 편집해서

책으로 출간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반복되는 매일 아침의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는 것처럼

지극히 익숙한 내 일상도

살짝 각도를 틀어 바라보면 새삼스러운 여행지가 될 수 있습니다.

 

살짝 틀어 새삼스러운 세상,

곧은길도 한번 정도 꺾으면

생동감 넘치는 길이 될 수 있음으로

‘새삼스럽게’ 내 일상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https://blog.naver.com/loving202/221332758834                                                                

 

     

인간관계는 계절이다.

갈 때가 되면 가는 것이고

올 때가 되면 오는 것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반팔을 입고 외투를 걸쳐 입듯

모든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p218

 

 

여행을 다녀왔어요.

당신과 똑 닮은 여행이었어요.

떠나면 떠날수록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많은 것을 다녀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그런 사람이에요.

더 보고 싶고, 더 알고 싶은 사람.    p190

 

새삼스러운세상_동그라미, 미지겸_블로그, 버릴줄_아는_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