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julcho/40196951888
이 책의 많은 부분은 동종요법사, 대체요법사, 영양요법사에 대한 비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몇 년전 나의 의학 전반에 대한 이해는 이 책에서 언급하는 대체요법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의 나는 그에서 많이 발전해 있는가? 끊임없이 되묻게 하는 책. 의사들이 한의학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한의학과 현대한의학연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동종요법사들을 비판하는 시선에 나도 상당히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비판에는 일견 타당한 면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269) '1995년 대체요법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겨우 1% 만이 부정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최근 들어 그 숫자는 5%가 ？榮？(중략) 1998년의 한 체계적 평가에서 중국의학 연구 논문을 빠짐없이 검토해봤더니 부정적인 결과를 제시한 논문이 단 한편도 없었다. 이제 내가 왜 보완대체요법을 근거중심의학 강의 교재로 사용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에 보면 동종요법에서도 논문이 상당히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5% 라는 수치를 보면, 한의학 논문을 의사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들에게는 동종요법이나 한의학이나 같은 부류의 보완대체요법일 뿐. 특히나 질리언 매키스가 떠드는 이야기들이 방송에서 김오X 등의 한의사들이 떠들어대는 이야기랑 똑같은 것을 보면 의사들이 한의사를 대체요법사, 무당 취급하는 심리가 이해가 된다. (239) '대체 요법사들은 자신들의 치료법과 생각이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길 좋아한다. 이 말은 사실이 아닐때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에이즈 치료제를 거부했던 걸 비판하는 대목이다. 음베키에게 분노하거나 그를 이해할 수 없는 한의사라면 고혈압약이나 정신과 약은 무조건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한의사들에 대해 의사들이 분노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것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가 제약산업의 포로라서 보완대체의학을 까는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느냐? 그런건 절대 아니다.
중간에 인상적인 문장이 있는데 (222) '제약 산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중략) 하지만 엉터리 학자나 관련 산업의 대체약물이 이 문제의 해법일 수는 없다'
최근 봤던 과학이야기라는 만화와 같이 보면 좋을 책.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MMR 백신 접종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별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크게 보도하면서, 백신의 위험성이 없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언론의 행태에 대해서 비판한다. 한의학 홍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한약이 스테로이드라거나 (기본적인 화학지식에 아주 무지하거나), 간손상을 일으킨다느니(대규모 연구에 의해서 반박당하거나) 하는 센세이셔널한 주제는 언론에 보도하지만 한약이 스테로이드가 아니라거나 간손상에 있어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그것은 언론이 한의학에 대해서 비판적이라기보다는 언론생리 자체가 그렇다는 것. (399) 신문은 뉴스를 보도한다. 따라서 뭔가가 안전하다고 밝히는 연구라면 관심이 갈리 없다.
몇가지 오역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원문을 보지 않았으므로) 눈에 띄는데 예를 들자면 122쪽에 epidemic 을 역학연구가 아닌 전염병연구로 오역한 것으로 보인다. 역학자들을 전염병학자로 옮기기도 했다.
그리고 마음을 울렸던 문구 하나. (413) '듣는 이의 이해력을 결정하는 것은 말하는 이가 지닌 과학지식의 양이 아니라 동기부여다.'
임상연구에 대해서 배우기 전에 스터디 문화에 휩쓸리는 한의대생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 내가 지금 잘한다는 선배를 쫓아다니는 것이 외부의 시각에서 어떻게 느껴질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동종요법사에 대한 비판은 한의사라고 볼수도 없는 일부 '한방사' 들의 행태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 밖에 흥미로운 내용들
# 동종요법은 효과가 있는가?
저자는 동종요법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취하고 있다. 아니 동종요법이란 여러 보완대체요법들이 허구임을 증명하는 아주 좋은 사례 정도라고 생각하는 듯.
(45) 비싼 화장품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우선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흡연과 비만인 사람들에게 지름길을 판다 고지식하게 운동하고 야채를 먹지 않아도 값비싼 묘약을 사용하면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판다. 이는 불량과학의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다
-> 비싼 한약은 어떨까? 저자는 가격 때문에 문제를 삼기보다는 생활습관을 고쳐주지 않으면서 이것 하나로 다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을 비판하는 듯하다. 비싼 한약이 효과가 없는 것도 문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더라도 이것 하나면 다 된다는 건 약장사 마인드. 사실 치료를 통해서 호전되더라도 생활습관을 뜯어 고치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깐
(48) 동종요법은 역사적으로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역사는 대개 현대에 들어와 시장의 PR수요 때문에 날마다 다시 쓰여지고 있다. (중략) 주류 의학이 사혈과 하제를 이용한 관장 그리고 온갖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해악을 끼치던 시절에는 그러니까 자칭 '의사' 라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별 근거도 없이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내놓은 시절에는 동종요법이 꽤나 합리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 한의학은 오랫동안 쓰였다는 historical evidence 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동종요법이라는 나쁜 선례가 있기 때문에 공격받을 수 있는 주장. historical evidence 라는 개념을 함부로 흔들어 대면 안된다.
(51) 하네만은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생리과정에 완전히 무지했다. 본인도 그점을 인정했다. 신체를 약이 들어가면 효과가 나타나는 미지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경험상의 자료, 즉 증상에 대한 약의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각각의 사례에서 목격되는 모든 증상과 경과야말로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필요한 유일무이한 지표다 라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약은 증상을 치료할 뿐이지만 우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치료한다는 현대 대체요법사들의 견해와 정반대편에 서 있다
하네만 시대의 의학은 이론을 중시하면서 해부학과 신체작용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에 근거해 진료하는 것을 크게 자랑스러워했다. 18세기 의사들은 동종요법을 환자의 호전여부에 지나치게 집작한다며 '단순한 경험주의'로 치부했다
이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오늘날의 의사들은 임상 시험 자료에서 효과가 증명되기만 하면 그런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자세한 과정을 몰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반면 동종요법사들은 자신들의 괴상한 이론만 고집해서 약효가 없다는 경험적 증거가 아무리 많이 쏟아져도 그냥 무시해 버린다. 어쩌면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이런 미묘한 입장변화는 의외로 의미가 클 수도 있다.
-> 서양의사들이 동종요법을 비판하는 프레임은 한약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자신들의 괴상한 이론만 고집해서 약효가 없다는 증거가 쏟아져도 무시해 버리는 동종요법사들에 일부 한의사들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한의학 이론을 몰라서 그렇다는 둥 한의학은 근본을 치료한다는 둥 하지만 중요한 건 이론이야 어찌되었던 객관적으로 자기들의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
(54) 우리는 전신마취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작용' 한다는 사실만큼은 알고 있다. 그런고로 작용 ' 방식'은 몰라도 사용하는 것이다. -> 한의사들 중에는 작용하는지 아닌지 사실을 모르면서 '방식' 즉 한의학적 이론에만 천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56) 물분자는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똥에 대한 기억은 잊고 나의 타박상을 치료하는 아르니카만에 대해서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 이대목 읽으면서 빵 터짐. 동종요법에 대해서 보험을 지불하는 국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그 국가에서는 동종요법을 왜 보험급여를 해주는 걸까? 한편으로는 침술, 한약에 대해서도 이사람들은 이렇게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침 한약은 그러기에는 임상논문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종요법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 동종요법의 효과 - 평균으로의 회귀 (regression to the mean)
(59) 통증이 가장 심할 때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
볼테르는 말했다. 의술의 역할은 자연이 병을 고치는 동안 환자의 기분을 보살피는 데 있다.
(61) 동종요법사들은 '악화'의 가능성 즉 약을 제대로 처방해도 이따금 증세가 호전되기 전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니 치료과정의 일부로 생각하라면서 치료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높이려든다.
(62) 증세가 호전된 것 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건 평균으로의 회귀 때문이거나 질병의 고유한 경과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65) 나와 대화를 나는 동종요법사들은 '측정' 이라는 말에 마치 이게 투명한 과정이 아니라 사각형 못을 억지로 둥그런 구멍에 끼워 마주는 과정이라도 되는 듯 몹시 역정을 내었다. 측정은 과학적이고 수학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사람들에게 나아졌는지 물어보고 그 대답을 종합하는 것 뿐이다. vas 나 통증일수 등을 물어보고 일지에 기록하게 한다. 간단하고 투명하면서 주관적인 것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 의료의 역할은 삶을 개선하고 고통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 한의사들이 임상연구에 가지고 있는 반감과 오해도 딱 이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75) 아르니카 홍보자료를 보면 59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치른 임상시험에서 피험자 41명이 연구도중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다.
# 동종요법의 효과 - 효과는 약에 있지 않다
(85) 엘리자베스 톰슨 (브리스틀 대학교 완화의학과의 동종요법 자문의) - 동종요법은 효과가 있긴 하지만 특이적이지 않은 효과, 치료과정의 문화적 의미, 동종요법사와 환자와의 관계로 미루어 볼때 그 효과는 동종요법제와 관련이 없다. 실제로 그녀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동종요법의 핵심은 문화적 의미와 위약효과라고 말한다.
동종요법은 종합적인 중재라고 주장.
(86) 동종요법사들은 용의주도하게도 동료학자들의 영향과 이의제기를 통해 생각을 다듬으면서 부실한 생각을 솎아내는 대학이라는 교양인 육성환경 밖에서 활동해왔다. 드물게 대학 안으로 슬그머니 진출해 자신과 자기생각에 대한 비평이나 평가는 원천봉쇄한 채 시험지에 실린 내용조차도 외부에 공개하길 거부한다.
->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십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의대 커리큘럼은 어땠을까? 그래도 한의학은 그나마 젊은 교수들에 의해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88) 우리의 몸을 지배하는 마음의 힘은 이전에 상상했던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
# 맹검
(69) 맹검법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은 임상시험들에서 치료효과가 17%나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 무작위
(74) 무작위화 방법이 잘못된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를 41%나 과대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한 임상시험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부적절한 무작위화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환자를 '어떻게' 무작위화 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작위화 방법이 불분명한 임상시험에서는 치료효과가 줄잡아 30%나 부풀려진다.
# 메타분석과 체계적 문헌고찰
(81) 동종요법사들은 이른바 체리피킹을 통해 자신들이 듣고 싶어하는 답을 제시하는 임상시험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략) 그들은 각 메타분석에 포함된 임상시험들의 결과만을 인용하면서 그런 주장을 펼친다
-> 연구동향팀을 하면서 항상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사실 한의학 임상연구 SR 중에 효과가 있다고 명확한 결론을 내린 것은 드문 편이다. 그 연구에 속한 논문을 인용하면서 한의학 임상연구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선택편견아닌가 , 동종요법사들처럼 체리피킹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전과 생각하면 제대로 된 증례연구조차 없었는데 이젠 제법 RCT 들이 나오고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
(81-2) 다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 편견없이 전향적으로 사고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은 늘 그렇지는 않다. BMJ 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말의 사용을 금지해 왔다. 그 이유는 말만 그렇게 할 뿐 실제로는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편견이 없는 척 '더 많은 연구' 운운하는 것만으로 아무 의미도 소용도 없다.
동종요법은 위약과 다를게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종요법사를 찾아가 어디가 아픈지 호소하고 자신의 증상에 대한 몇가지 설명을 듣는 과정과 구시대의 위안을 주는 의술이 발휘하는 부수적 효과와 평균으로의 회귀 때문일 수 있다.
(132) 체리피킹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체계적 고찰
# 사람들의 관심 - 비교효과연구와 실용적 임상연구
(83) 실제로 한 조사에서 사람들에게 무릎관절염에 대해 어떤 종류의 연구가 이뤄지길 바라냐고 물었더니 흥미있는 답이 나왔다. 물리치료와 외과수술의 효과, 교육적 중재와 대처전략적 중재 그리고 여타 실용적인 문제들을 엄밀하고 실효성 있게 평가하길 원했다. 하지만 이 약을 저약 또는 위약과 비교하는 시험은 원하지 않았다.
-> 한의학 임상연구자들이 항상 중시해야 할 것. 임상의들 혹은 일반인들의 관심은 침이 아무치료도 하지 않는 것보다 혹은 가짜침보다 효과가 있는지가 아니다. 침치료가 다른 치료법보다 효과적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84) 몇몇 사람들은 동종요법사를 찾아가는 것 자체가 유효한 중재라고 본다. 이런 경우에는 대기군 대조 시험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명을 뽑아 100명은 동종요법치료를 받고 나머지 100명은 동종요법을 제외한 모든 치료를 받도록 한다. 이런 것을 실용적 임상연구라고 한다. 때로는 이러한 연구에서는 맹검법을 실시하지 않는데도 피험자들이 도저히 응할수 없다고 해서 방법론을 조율해야 한다.
# 근거중심핫라인
(85) 보완대체의학 요법이 제시하는 증거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릴만한 방법. 자기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그리로 전화를 걸어 적절한 시험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홍보전단지와 , 사람들이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을만큼 기초를 충분히 배울 수 있는 단기 강좌, 그리고 전화상담지원.
# 우리는 그들이 보기에 대체요법사 수준의 Practice를 행하고 있지는 않는가?
(85) 영국 대체의학 연구단체는 그들의 시험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노골적인 분노를 드러낸다. 운용하는 대학교육과정(수상쩍게도 모두 숨기고 있다) 은 그런 논쟁적이고 위협적인 이의제기에 장막을 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 한의대는 다행히 대체의학연구단체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영국의 대체요법사보다는 미국의 D.O의 길을 가는게 맞겠지.
# 치료처럼 보이는 것들
(98) 가짜수술 - 가짜수술은 심지어 협심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90년대 후반 스웨덴에서 이뤄진 연구는 심박조율기를 달기만 하고 작동하지 않았는데 환자들이 이전보다 상태가 좋아졌다.
(101-2) 의사의 말과 믿음 -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알고 있는 내용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여하는 약에 대한 의사의 믿음을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믿음을 환자에게 발설하지 못하게 막았는데도 결과에 차이가 있다.
(103) 가짜 설명 - 진단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비록 가짜 진단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를 호전
ex) 200명을 무작위로 둘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2주후 39%의 상태가 호전되었고 나머지는 확실하게 진단을 내리고 며칠 안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더니 그 중 64%의 상태가 좋아졌다.
대체요법사들은 단순히 위약 치료 뿐만 아니라 가짜 진단이라는 것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무 근거나 증거도 없이 기순환이 문제네, 체질이 문제네, 불균형이 문제네 등의 이야기를 한다.
-> 한의사들이 한의학적인 진단을 하는 행위 자체가 질환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약이 아무런 효과가 없어도 한의학적 진단 행위를 통해 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자신의 치료가 환자를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한)의사들이 항상 염두에 두여야 하는 부분.
(105) 권위적 설명 - '과학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빅토리아 시대 의사의 권위적이고 온정적인 안심시키기는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 의사처럼 무슨 큰 은혜라도 베푸는 척 생색을 내면서 언뜻 과학처럼 들리는 '권위적인' 설명으로 환자를 오도하고 현혹하는 대체요법사들의 성공은 이런 종류의 접근법이 아직도 시장성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108) 기대의 조작 - 사람들의 기대를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약효가 약리학의 예측과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위약효과가 약리효과를 능가한다
# 위약효과 = 의미반응
(110) 모어먼은 위약효과를 '의미 반응' 즉 '질병치료에서 의미가 갖는 심리적, 생리적 효과' 로 재정의한다.
ex) 시메티딘은 맨처음 시장에 나온 위궤양 치료제로 평균 80%의 위궤양치료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5년뒤 라니티딘이라는 경쟁약이 나오면서 치료율이 50%로 떨어지게 된다.
ex) 2002년 발표된 연구에서 과거 20년 동안 실시된 항우울제 임상시험 75건을 조사한 결과 위약에 대한 반응이 최근으로 올수록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나오는 약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111) 우리는 위약효과 또는 '의미 효과' 가 문화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특히 기억해야 한다.
# 동종요법 위약을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는가?
(114)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을 믿는 것은 지적 부작용을 야기. 질병이 아닌 문제를 불필요하게 질병으로 만들거나 동종요법 약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위약은 그 자체가 해롭다기보다 그것이 주어지는 문화에 더 구체적인 해를 끼치기도 한다.
6장 부족한 영양을 사세요
(143) 항산화제가 암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호르몬 대체요법이 후속연구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우리의 사고방식이 바뀔때까지 몇십년이 걸렸다. 칼슘보충제도 처음에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나이든 여성이 복용할 경우 심장병이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7장 의사 박사 쇼쇼쇼
(170)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합리적 식생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영양요법사들이 이 기본적인 식생활 지식을 근거도 없이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영양요법사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범죄 가운데 하나다.
8장 시험성적을 올려준다는 명약
(195) 우리가 윤리를 논하는 중에도 더럼 교육위원회는 아이들 절반에게 위약을 주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또 하나의 아주 초보적인 오해다. 우리는 물고기기름이 좋은지 나쁜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제대로 해봐야 한다
(197) 진정한 광고천재는 해법과 문제를 판다. 제약회사들은 소비자에게 직접 호소하는 광고와 로비에 열을 올려 우울증 하면 세로토닌 가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 한의학 홍보의 방향은 이 쪽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질병판매학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증상을 음허나 담음등의 개념과 연결시키고 음허나 담음을 한의학으로 해결하는 방식
(198-9) 질병판매학
제약회사들은 우리가 이미 지닌 질병을 고칠 '새로운 치료제'를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대신 우리가 이미 지닌 치료제에 들어마는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 낸다. 그들이 최근 만들어낸 질병으로는 사회불안장애,야간식이 증후군(SSRI) 여성성기능장애(비아그라) 등이 있다. 이것들은 문제이긴 하지만 실은 약이라는게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환원주의 생의학 용어로는 제대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듯하다. 사실상 인지력, 성욕상실, 수줍음, 피로감을 약처방이 필요하나 문제로 꾸미는 것은 무책임하고 사람들을 등쳐먹고 심지어 호구로 만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저열한 생의학적 수법은 당연히 해당 약의 위약효과만 조장할 뿐더러 뭔가를 감출 수 있다는 사실 자체 때문에 더 많이 이용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제약회사들이 비아그라를 여성용 치료제로 다시 상품화한 것과, 새로운 질병인 여성 성기능 장애를 만들어낸 것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그들이 판 것은 약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설명이었다.
11장 신약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252) 현재의 지식상태로 볼 때 모든 '치료'의 13% 정도가 만족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21%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판단기준은 의료활동이 얼마나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가이다. 90년대에 이런 연구가 많이 이뤄졌는데 의료 활동의 50-80%가 근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나타난다.
# 일반인이 아닌 의사들을 대상으로 제약회사가 쓰는 전략
(260-5) - 약발이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하기. 즉,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연구 실시
- 약을 쓸모없는 대조군과 비교
- 경쟁사의 약을 엉터리로 투약 : 정량 미만으로 사용해 효과가 없게 보이게 하거나, 정량을 초과해서 사용해서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한다. 투여방법을 엉터리로 (경구약을 정맥주사 한다던가) 한다.
-> 이전에 내 블로그에 와서 두통 침치료에 대한 비판을 하던 사람의 이야기를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비교효과연구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대조군의 치료방법이 적절한 용법, 용량인지, 적절한 치료법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 부작용을 문제삼지 않거나 교묘한 질문을 사용하여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결과를 그래프로 처리해서 실망스런 자료에 주목하지 않게 하고 짤막하게 언급하고 결론을 끌어낼 때는 그 결과를 무시하는 전략
-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올때 아예 발표하지 않거나 한참 뒤에 발표(SSRI 계열 항우울제 ) 시험결과가 좋다면 영향력이 큰 학술지에 공정하지 못한 검증이었다면 기업 스폰서를 받는 정체가 모호한 학술지에 발표
- 그 밖의 통계장난들 : 모든 자료를 다 넣어서 통계를 돌리기. / 기준선 가지고 놀기. 치료군이 위약군보다 우연히도 먼저 호전된다면 기준선은 그대로 놔둬라. 반대로 위약군이 치료군보다 먼저 호전된다면 분석 기준선 조절 / 중도 탈락자 무시하기 (추척관찰도 안하고 최종분석에 포함하지도 말 것) / 아웃라이어 때문에 결과가 좋아진다면 그냥 두고, 결과가 나빠진다면 삭제 / 시험결과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만들기 위해 6개월짜리 시험을 4개월만에 중단한다거나 3개월짜리 시험을 6개월로 연장한다거나 / 특정 하위집단을 마구 만들어보기 ex) 통계를 돌린 결과 52-61세 사이의 중국여성에게 아주 잘들었다
(279) 최종결과에서 시작가설을 끌어내면 안된다. 많은 것을 측정할 경우 순전히 우연에 의해 유의한 통계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67) 제약회사가 돈을 댄 연구는 독립된 연구에 비해 제약회사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할 확률이 네배 더 높다
경쟁사의 약을 정량대로 사용하지 않는 눈에 빤히 보이는 오류는 고찰이나 결론 부분이 아닌 방법 부분을 읽어봐야 한다
(272) 중복게재 - 긍정적 결과가 나온 다기관임상연구의 경우
#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
(278)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프로토콜을 공개
시험시작 전에 무엇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서 측정하려는 것인지 발표
논문발표 편향, 중복게재, 부작용 은폐등의 문제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 직관이 왜 문제가 되는가?
(309) 아이들을 8시 30분에 등교하도록 하는 실험. 아이들은 사전에 8시 20분에서 40분 사이 특정시간에 등교하도록 되어 있으며 등교시간은 완전무작위. 아이가 지각하면 벌을 주고 제시간에 오면 상을줬다. 그랬더니 70%가 벌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함 1. 우리는 완전히 무작위적인 것에서 패턴을 인식한다
2. 우리는 아무 연관성도 없는 것에서 인과관계를 읽어낸다.
# 직관이 왜 문제가 되는가 - 확증편향
(309) 기존 가설을 확증해주는 증거를 찾아다니고 과대평가하는 성향
가설을 반박하는 질문보다 가설을 확증해줄 긍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ex) 외향적인지 판단할 때 "모임 참석을 좋아하나요? " 라고 묻는다. 따라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대중적 담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3. 우리는 기존 가설을 확증해주는 정보를 과대평가한다.
4. 우리는 기존 가설을 확증해 주는 정보를 추구한다.
# 직관이 왜 문제가 되는가 - 기존 믿음에 의한 편향
(313) 연구자료를 대하는 실험참가자들의 신뢰도는 연구 방법론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연구결과가 자신의 기존 관점을 확증해주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榮？.
이런 현상은 대체요법사들에게 두드러진다. 증례자료는 무조건 옹호하면서 같은 주제에 대해 대규모로 철저하게 실시된 연구는 모조리 파헤쳐서 작은 약점을 뭐든지 찾아내려고 한다.
5. 새로운 증거의 질을 평가할 때 기존 믿음에 의해 편향된다.
14장 통계는 엿장수 맘대로
(332) 학교 아이들의 마약 흡입률 증가 등에 관한 데이터를 볼때면 같은 학교 아이들은 서로 영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군집처리 해야 한다. 즉 군집에 맞게 수정해야 하고 그러면 유의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다중비교에 의한 본페로니 수정도 해야 한다.
(343) 결과에서 가설을 찾아서는 안된다. 자료를 통계로 분석하려면 먼저 구체적인 가설을 세워야 한다. 만약 자료를 분석하고 나서 가설을 세운다면 그 가설을 확증하기 위해 똑같은 자료를 다시 분석하는 것은 아무의미가 없다.
16장 백신을 접종하면 자폐증에 걸리나?
(384) 나는 제약회사를 몹시 경계한다. 모든 약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제약회사는 있는 그대로의 자료를 감추며 제약사의 홍보물이 과학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385) MMR 백신과 유전자 조작식품에 반대하는 맹목적이고, 격렬하고 , 무분별한 운동을 보고 있으면 정치적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상실감의 깊이 느껴진다. 개발문제, 거대 자본의 사회적 역할, 기업의 공공연한 배임 행위에 대한 우리의 소중한 분노가 정당하고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벗어나 미숙하고 근거없는 곳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390) 덴마크 코호트 연구
1991-1998년 사이에 덴마크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대상. 예방접종 기록 및 자폐증 진단 정보와 연결된 개인식별번호가 있다.
예방접종 받은 아이 44만명 받지 않은 아이 9만6천명 대상 코호트 연구했을 때 두 집단 자폐증 비율은 차이가 없고 자폐증 발생과 예방접종 연령 사이에도 아무 연관성이 없었다.
백신접종 반대자들은 그래도 백신 때문에 해를 입는 아이가 소수 있지 않냐는 말로 이런 연구결과에 대응한다. 자폐증 진단이 급증하는데 MMR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과 모순된다. 어쨌든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부작용을 일으켰다면 MMR 역시 여타의 의학적 중재와 다를게 없으며 인간의 모든활동과도 다를바 없고 기삿거리도 아니다.
(391) 코크런 공동연구소의 평가
MMR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지금까지의 증거에 따르면 홍역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해(?) 볼거리 및 풍진으로 인한 발병률과 사망률을 줄이려는 현재의 집단면역정책은 타당하다.
(409) MMR 백신이 여전히 두렵다면 모든 의료는 물론이고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위험요인도 두려워해야 한다. 조사도 거의 안 이루어지고 안전성 확인 수준도 훨씬 낮은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이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려면 MMR 백신에만 매달리는 반대운동을 벌이지 말고 에너지를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립의료원을 상대로 건강기록 자료에 수집되는 모든 의학적 중재 관련 부작용을 항상 자동으로 알리는 시스템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
-> 백신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는 것에도 위험과 이득이 있다. 백신도 마찬가지. 안 맞추는 것은 부모의 선택. 하지만 그 것이 불러오는 사회적 악영향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에필로그
(416-7) 많은 사람들이 제약산업의 악행에 화가나 있고 영리목적의 의료에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모호하고 무분별한 직관의 산물이라서 이런 분노에서 나오는 소중한 정치적 에너지는 비타민제의 기적적 효능이나 MMR 백신의 부작용 같은 유치한 문제로 낭비된다. 거대 제약회사가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서 당정이 위약보다 효과가 좋다거나 MMR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돈많은 개별 약장수들이 상표 구축을 위한 음모론을 펼치며 무슨 말을 하더라도 거대 제약사는 식품보충제 기업을 경계하지 않는다. 거대제약사 자체가 식품 보충제 기업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거대 제약사는 여론이 MMR 백신에 등으로 돌려 이윤이 줄어도 놀라지 않는다. 대중이 MMR 백신에 사로잡혀 제약업 및 그에 대한 부적절한 규제와 관련있는 다른 복잡하고 실질적 문제들을 간과하면 오히려 안심이기 때문이다.
거대 제약사의 악행을 다루는 정치적 과정에 의미있게 관여하려면 증거라는 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 투명성이 제약연구에서 왜 중요한지 투명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해법도 모색할 수 있기 대문이다.
그런데 가장 큰 기회비용을 야기하는 것은 언론이다. (중략) 이미 신문사에는 과학을 아는 건강 및 과학전문기자가 있다. 편집인들은 항상 그런 기자들을 냉소적으로 열외시키고 일반 기자들에게 말도 안되는 기사를 쓰라고 한다.
[추천도서] 원서 찾아볼 것
(420-1) How to read a paper (한국어판 : 의학논문 제대로 읽기) - trisha greenhalgh - 이미 읽은 책
Methodological errors in medical research - bjorn anderson
Irrationality (한국어판 : 비합리성의 심리학) - Stuart Sutherland 심리학의 입장에서 불합리한 행동
How we know what isn't so (한국어판 :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 thomas gilovich 사회과학의 입장에서 불합리학 행동 들여다보기
Reckoning with risk - Gerd Gigerenzer - 수학의 입장에서 불합리한 행동
Meaning, medicine, and the pacebo effect - Daniel moerman
그리고 추천도서 찾다가 알게 된 책들
Know your chances - 원서무료다운로드
생각이 직관에 묻다 - 기거렌츠의 책. 휴리스틱의 유용성에 대한 책.
Written by 근거중심한의학을 통한 역동적 복지국가를 꿈꾸는 한방내과전문의 임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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