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있는 헌책방에 구경갔다가
  '꼬마 니콜라' 세트를 발견했다.
  반 값에 사왔다!


  반 값이긴 했지만 충동구매를 한 것이라 괜히 죄책감이 들고
  가방도 갑자기 무거워져 마음도 무거워졌었지.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둥둥 뜨게 되었다.
  이 책, 너무너무 좋아+_+! 너무너무, 너무너무 좋아!


  
  첫 권 '꼬마 니콜라'를 읽을 때만 해도
  여느 동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꼬맹이들 노는 거 구경하는 느낌.

  하지만 책장이 넘어 갈수록 
  나는 진심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때로는 박장대소 했다.
  
  세트의 마지막 권을 다 읽었을 때,
  나는 니콜라의 엄청난 팬이 되어 버렸다.
  
  아니, 세상에 이렇게 웃긴 동화책이 있단 말야 ㅋㅋㅋ?



  
  꼬마 니콜라는, 말하자면 프랑스판 짱구랄까.
  엄청나게 말썽을 피워대는 녀석이다.
  짱구랑 다른 점은, '못말리는 짱구'에선 짱구만 말썽을 부리지만
  '꼬마 니콜라'에선 니콜라가 그나마 얌전한 편이다.
  친구들이 다 골때린다 ㅋㅋㅋㅋ

  그래서 짱구와는 비교도 안 되는 난장판을 구경할 수 있다.

  으이, 애들 말썽 피우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니 난 아직 젊은가봐.
  

  
  니콜라와 친구들의 말썽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툭 하면 서로 뺨을 때리고 주먹을 날려댄다.
  남자 애들의 세계는 정말 그런가 싶어 남친한테 물어봤더니 아니란다.
  역시, 이 녀석들이 특출나게 말썽쟁이인 거였어.

  싸움도 싸움인데, 요 녀석들은 말도 얼마나 잘 하는지.
  조금만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자살한다고 협박을 하고
  툭하면 울고 짜는, 정말로 못 말리는 녀석들이다.




  꼬마 니콜라는 어쩌면 어른들이 더 좋아할 만한 동화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그냥 너무너무 재미있겠지만,
  어른 입장에서 이 책을 보면 허를 찔린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그와 더불어 프랑스의 사정을 좀 알아볼 수 있다.
  (오래간만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게 되는 게 진정 흥미롭게 느껴졌다.)


  르네 고시니는 코미디 작가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풍자와 해학을 통해 세상을 표현한다.
  르네 고시니는 분명 세상을,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가 바라본 세상은 
  어이없는 일들을 잔뜩 벌이지만 악의는 없는,
  순수하고 유쾌한 니콜라와 같았을 것 같다.

  
 
  이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장 자크 상페의 삽화가 있기 때문이다.

  장 자크 상페는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그림을 그린 사람이기도 하다.

  삽화에는 각 인물의 특징, 상황이 잘 드러나 있어서 재미있다.
  아주 사랑스러운 그림이기도 하다.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장 자크 상페전'에 가서
  평생 안 사던 도록까지 사왔다.
  정말 매력있고, 역시나 재치가 넘치는 그림이다.



  웃기고, 즐겁고, 훈훈하기 까지 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는데
  이런.
  알고보니 '돌아온 꼬마 니콜라' 시리즈가 있었다!


  책장을 덮으며 시원섭섭했던 마음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책 값에 너무 많은 지출을 하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ㅠㅠ
  산다! 니콜라!
  열두 번도 더 봐도 좋으니까 ♡


  
 



꼬마니콜라, 르네고시니, 장자크상페, 동화책, 프랑스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