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아정체성 찾기에 대한 탐구적이고도 논증적인 시도로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우리 내면의 정신적인 작동 원리들을 새로이 정립해 나가는 대안들로 제시된다.

저자는 ‘개인’을 이루는 가장 극명한 시기인 ‘청춘’에 대한 담론들을 재해석함으로써, 그 첫번째 대안을 내어 놓는다. 대부분의 청춘 예찬론자들(열정 멘토)이나 비판론자들(체제 비판자)의 가르침은 현실에 대한 맹목적 추종(삶의 단절도 그 한 모습이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진정 우리 자신을 삶의 한가운데에 위치시키기 위해서는 ‘제3의 자아’의 각성을 이루어 내야 한다. ‘

하지만 이렇게 각성된 개인이라 하더라도 홀로 삶을 지속해 나갈 수는 없다. ‘제3의 시선’은 그러한 자신을 올곧게 인식할 수 있는 ‘미의식’이자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품위’(삶의 기준)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삶의 확대와 지속성을 가능케 한다. 즉 ‘자아’의 완성에 이르기 위해서는, 두번째 대안인 ‘제3의 시선’이 필수적이다.

삶과 언어의 접합을 이루어 내는 ‘제3의 직관’은 죽음을 품어 내어, 비로소 삶을 완성한다. 이는 자아의 소멸이라는 고통의 근원인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분열된 자아를 극복하게 한다. 동시에 삶의 언어를 찾아냄으로써, 삶의 기쁨에 이르게 한다. 바로 세번째 대안인 ‘제3의 직관’의 역할이다.

이를 통해 ‘나’로부터 시작된 삶으로의 전환은 나와 관계된 타인, 나아가 공동의 삶을 이루는 동심원적 원리로 이어짐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의 변화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대안이자 원칙들을 도출해내기 위해,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인문학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그래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수많은 철학적∙정치적 담론들과 석학들의 주장들을 되짚어 보면서, 그 동안 외면 받아온 ‘삶’으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주관적인 프레임은 기존의 담론들을 한눈에 그려 볼 수 있도록 제시되어 있어, 우리의 현실과 이에 대한 시선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저자는 우리의 현실을 외면한 채, 서양사상의 지식수집에만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을 비판하고, 기존의 인문학 서적이나 자기계발 서적들의 무책임한 논리들도 짚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