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혼과 아들의 실종이라는 가정사와 마약, 살인, 폭력이라는 수사물적 요소가 적절히 혼합된 로맨틱 어드벤처 소설이다. 마치 결말을 미리 알고 보는 유쾌한 헐리우드 로맨틱 영화 한 편을 감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기분야에서 성공한 모범적이면서 고지식한 남편과 자유분방한 예술적 소양을 지닌 아내라는 설정 또한 로맨틱한 요소를 더욱 극적으로 끌어내 주는 부분이다.

(사실 이는 따뜻하고 설레임을 주는 예쁜 노란색 책 표지의 영향도 있으리라. 하지만 내용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표지여서 약간 쌩뚱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혼 후 아들의 실종사건으로 7년 만에 다시 만난 부부는 남아있는 이혼의 앙금을 풀어내지 못한 채 사사건건 티격태격 댄다. 하지만 이들 두 부부가 각각의 일인칭 시점으로 회상하는 지난 날의 사랑 추억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면서, 실종된 아들을 찾아야만 한다는 그들의 절박함이 부각되기 보다는, 다시 펼쳐질 그들의 새로운 로맨스를 기대하게 한다. 이는 이 책의 결말이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미리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제목 그대로 ‘7년 후’라는 시간적 장치를 설정함으로써, 자칫 이혼가정의 어두운 그늘로 독자들이 우울함을 느낄 여지를 과감히 날려버렸다. 오히려 영상이 떠오를 정도로 감각적이고 섬세한 배경묘사와 함께 두 부부의 모험이야기가 유쾌하게(?) 이어진다.

실종된 아들을 찾아나서는 두 부부의 모험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때로는 장소와 배경 묘사에 지나치게 많은 양의 지면이 할애되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장소가 변경될 때마다 시시콜콜 나열되는 배경의 과잉묘사는, 저자의 감성적이고도 세심한 표현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토리의 흐름이 끊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소재가 주는 식상함을, 사랑스러운 캐릭터 설정과 저자의 이야기 솜씨로 가뿐히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부분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되고, 지금껏 끌어온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 한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