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접어드는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이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딸이었다면 좀더 교감이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질풍노도의 정점에 다다른 조카를 보니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특성을 좀더 이해하고 사춘기에 접어든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 보고 싶었다. 태풍이 조금이라도 비껴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그런 와중에 "엄마, 당신은 모른다"라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고 사춘기 아들과 펭귄엄마의 뒤뚱뒤뚱 소통 여행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을 만났다.  아기때부터 세계 40여개국을 함께 여행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믿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아들의 쪽지를 읽고 그동안의 여행을 되돌아 보게 된다는 소개글이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  아이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은 어른중심의 여행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했고 이 책을 통해 사춘기 소년의 생각을 엿보고 싶었다.

 프롤로그를 통해 현재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의 고충이 느껴졌고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의 교육관에 공감하며 첫장을 넘겼다. 가보지 못한 세계 여러나라들의 여행기,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제목과 표지를 보고 걸었던 기대는 점차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사춘기 소년은 어떤 이유로 가족여행을 거부했을까 궁금했고 머지않아 우리집에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좀더 사춘기 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평범하게 느껴지는 세계여행기였고 마지막부분에 언급된 사춘기의 방황, 서로간의 소통을 위한 모습들은 분량이 적어 아쉬움이 느껴졌다. 반항 가득한 소년의 눈빛과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제목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평소 같으면 좀더 가벼운 맘으로 읽었겠지만 현재 순탄치 않은 사춘기를 겪는 조카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서 조금이나마 해결책을 찾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이의 성장과 함께한 세계여행기로 읽는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 곳곳의 여러나라들을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보면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고 아이의 여행일기나 그림까지 더해지니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내용과 밀접한 여행사진이 더 많았더라면 좀더 생생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