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순서대로 본다면 [쏘인러브]가 [시크릿러버]보다는 먼저 출간된 작품이다.

얼마전 읽은 시크릿러버가 정말 유쾌했던 작품이라 작가의 이름만 보고 집어들게 된

쏘인러브는 평소에 내가 즐겨읽는류의 작품은 아니다.사족을 붙이자면 도서관이나

빌려보거나 내가 구입해서 읽게되는 책들이 주를 이루게 된 다음부터 (하나둘씩 사라져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대여점의 숫자가 현저하게 들어들어서) 대여점을 이용한지

참 오래되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대여점이 있길래 들어가서 보게된 로맨스소설들.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면서 안좋은 점이 하나있다면 책의 내용들을 대충이라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기에는 가격이 많은

차이가 나고. 로맨스소설들이 줄지어 꽂혀있는 책장에서 이책저책 뒤적이며 몇권의 책을

골라들고 이용실적을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이용한것이 2005년이란다.

시크릿러버의 유쾌함을 떠올리면서 책장을 펼쳐드는데 이건 흐르는 느낌이 비극적이다.

실종, 납치 아픈 진실, 진실이 드러나면 상처받을 두주인공들.

 

아내가 사라졌다. 무슨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자기를 믿어달라고 말하던 아내 송다은,

그녀를 위해 검사가 되었고 그녀가 삶의 목적이었던 남자 강우를 남겨놓고 아내 다은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머리카락마저 꼭꼭 숨긴채 숨박꼭질만 계속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다은이 살아있다는 편지마저 오지않았더라면 강우는 진작 다은이 없는

세상을 포기했을런지도 모른다. 모두가 죽었을것이라고 말하는 아내의 흔적을 드디어

찾아냈다. 기억도 정신도 모두 잃어버린채 요양원에서 빛을 잃어버린 다은에게 지난

3년이란 시간동안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것일까.

강우는 다은의 지난시간을 찾아야한다.

 

다은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시간은 단 3년만이 아니다.

십년의 시간들이 깡그리 다은의 머리속에서 사라졌다. 그건 이미 겪었던 엄마와

아버지의 죽음을 다시한번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죽을만큼 힘겨웠던 그 시간들을 이제는 기억을

잃은채로 다시한번 마주하게 되는 다은.. 다은이 기억을 조금씩 되찾을수록 다은은

강우를 지켜야한다는 사실을 안다. 사실이 드러나지않게 사실이 드러남으로 해서 강우가

상처받지않게 그러기위해서라면 다은은 언제까지나 지난시간들을 함구할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환경들은 다은이 강우에게 사실을 숨길수 있도록 허락하지않는다.

 

강우를 대신해서 죽음을 선택한 형의 그림자에서 강우는 벗어나지못한다.

차가운 엄마의 눈빛에서 형을 대신해서 죽었어야 할 존재가 강우라는 것을 눈치채고

허울뿐인 아버지에게서 냉정함을 느끼면서 강우가 기댈곳은 아무곳도 없었다.

그런 강우의 인생에 빛처럼 나타난 여자 다은과 그녀의 식구들.

가족이란 울타리의 따뜻함을 강우는 그녀의 가족에게서 처음 맛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다은이 엄마와 아빠의 사고사, 그리고 지난 시간 다은의 실종

연결되지않았던 각각의 고리들이 점점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기억을 지우면서까지 강우를 보호하려했던 아픈 진실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다른사람의 모습을 내모습에 투영시켜 보는것을 알면서도 멈추지못하는 사랑이 있다.

비극으로 끝날것을 알면서도 제어하지못하는 대답받지못하는 사랑이 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든 아픔들을 묻어두는 사랑이 있다.

사랑을 지키기위해 기억을 단절시킨 여자와 존재의 이유가 그여자였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