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의 [내인생의 스프링캠프]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내심장을 쏴라]는
그냥 읽어내려 가기에 바빴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나온 [7년의 밤]은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글도 진화하는 것일까? 그전에 읽었던 책들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깊이있는 책으로
다가온 [7년의 밤]은 올해 내가 읽었던 책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수 있을것 같다.

그날 밤 현수는 그곳으로 내려가지 말았어야 했다.
아내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대도 술에 취해 운전다위는 하는게 아니었다.
아니 처음에 사고가 났을때 경찰서에 전화를 했더라면 비극은 거기서 멈출수 있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의문.
왜, 만약에, 하필.
하지만 이미 사건은 벌어졌고 비극은 되돌릴수 없는 지경으로 
현수의 일가족을 내몰았다.
세령호의 재앙이라고 불리던 그날 서원은 살인자의 아들로 세상에 내몰려야 했다.

아둥바둥 어떻게해서든지 아들 서원만큼은 
나보다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목적으로
남편 현수의 지방근무를 자원하게 만든 아내였다. 
그날의 부추김이 이런 결과를 불러올줄
알았더라면 결단코 선택하지않았을 세령호로의 전근.

행동을 교정한다고 아이를 벌것벗고 때리는 영제를 피해 세령은 달리고 달렸다.
아빠에게 잡히면 또다시 찾아올 고통에 몸서리치며 아빠의 눈을 피하려고 달렸는데
그런 세령이 마주한것은 달려오던 자동차. 잠시의 정적이 찾아오고 숨을 막아오는 손.

배우라 불리는 영제에게 자신의 것, 자신이 정한것에 대한 의미는 남달랐다.
그런데 자꾸만 그걸 잊어버리는 세령모녀에게 화가 나서 잘못된 행동을 교정해주려고
하는데 세령이만 남겨놓고 깜쪽같이 아내가 사라졌다.
그래봤자 언젠가는 다시 잡아다 행동을 교정하면 되니까 상관없는데 딸 세령이
자꾸만 행동을 교정하려고 해도 별 성과없이 잊어버리는것에 화가나서 
이번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심하게 한것 뿐인데 세령이가 촛농을 뿌리고 도망을 간다.
금방 잡히겠지 어린것이, 하지만 그에게 세령은 죽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세령을 내몬것은 자신이라는것을 망각한채 세령의 복수를 하겠다는 영제.

서원은 사형수의 아들이었다.
친척들에게서도 버림받고 함께 사는 승환에게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소년.
그날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한순간에 일어났고
세간의 눈을 피해 일상생활을 해보려고 시도하지만 번번히 배달되는 선데이서울이라는
잡지, 그리고 서원을 바라보는 배척하는 눈동자들.
이모든것이 누군가의 계략이라면 그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그 모든 실마리가 승환이 쓰는 소설에 들어있었다.
드러난 사실이 전부는 아니라는.
아들 서원을 지키기위해서 현수는 마지막 공을 던진다.
이제 공을 받든지 말던지 모든 선택은 서원에게 맡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