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박멸기]는 그야말로 제목에 혹해서 읽게된 책인데 제목만큼 유쾌한 재미는 별로

따라주지않은것 같다. 예전에는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한몸 기꺼이 불사르겠어하는 류의 우정이?

눈물겹게 보였겠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친구의 인생은 어디까지나 친구의 인생이고 내인생은

내인생인데 친구를 위한답시고 내인생까지 위험에 처하게하는것은 조금이 아니고 아주많이

걱정스럽게 보인다. 세상에 많고많은 청춘남녀들이 사랑하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가끔 뒤통수를 맞기도 하는데 그렇다고해서 결혼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겠다고...

이 대책없는 아가씨들을 보니 이전에 읽었던 지수현님의 [내이름은 김삼순]에 등장하던 삼순씨의

그 청양고추 듬뿍 들어간 케이크는 완전 애교였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만나던 남자가 양다리를 걸치다가 청첩장을 돌렸고 그 결혼식에 아주아주 불만이 많으면

결혼식전에 상대여자를 찾아가서 사실은 이러저러하다고 이실직고를 하던지 아니면 남자놈을

붙잡고 뭔 결판을 내던지 할일이지 그바람둥이랑 결혼하는 저 여자는 뭔죄라고 평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장을 저렇게 아수라장으로 만들겠다는것인지 참 대책이 안선다.

 

친구가 이년동안이나 만나던 남자에게 배신당했다. 눈이 짓무를정도로 우는 친구를 다독여가며

실연의 상처에 공감을 해주기는 했지만 결혼식장을 난장으로 만들겠다는 저 의욕넘치는 친구앞에서는

잠시 할말을 잃게된다. 그리고 친구, 자네는 그 결혼식을 주관하는 웨딩업체에 근무하는 직원아닌감..

실연당한 정은보다 웨딩업체직원인 임윤이 더 방방뜨는것을 보면서 민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데

스프링쿨러로 물벼락을 내리는것도 모자라 세상에 실험실에 있는 쥐를 풀어버리겠다니..

얘네들이 살짝 맛이 갔어..더군다나 가위바위보 따위는 왜 허구헌날 져서 이렇게 스프링쿨러를 틀

막중한 책임을 맞게되는냐고...절규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지만 일단은 이 결혼식을 망치는것이

가장 우선의 목적인지라 007저리가라 할정도로 결혼식을 제대로 망치기는 했는데 무사히 임무완수후

철수는 실패..하필 신부의 오빠에게 딱 잡히고 말았다..가짜이름을 대고 가까스로 모면하긴 했는데..

 

28년 백수인생에 해뜰날이 돌아오나했더만 하필이면 이제 모든 관문을 건너띄고 최종면접만 잘보면

폼나는 사원증을 목에 걸 수 있는데 눈앞에 임원자리에 앉아계신분은 바로 신부의 오빠..부사장..

망했다. 완전 이제 집에가면 북어대가리로 엄마한테 죽어라고 흠씬 맞을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민서를 찾는 부사장..그리고 은밀한 제의가 오고가는데, 이번 결혼식의 소동으로 상처입은

동생 소영이 이 결혼을 스스로 그만두게 만들면 회사에 입사가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달콤한 제안..

 

남자가 여자를 꼬실때 아주 많이 사용된 고전적인 방법 하나..불량배들이 지나가는 여자에게

치근덕거리면 그때 혜성처럼 짜잔 나타나 위기에서 여자를 구해주고 남자와 알콩달콩 로맨스가

시작된다는류의 설정을 지금 민서는 소영을 낚기위해 쓰는 중이다. 불량배로 둔갑한 친구하나

정은과 친구둘 임윤..발연기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어색하고 뻣뻣하기만 한 연기에도 소영은

눈에 하트를 뽕뽕 날려가며 민서에게 한눈에 반해버리는데..진도가 갑자기 훅 나간다.

구해줬으니 안면을 익히고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그놈이 별로야 할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소영의

페이스에 휘말려 소영이네 집에 가서 밥먹지 민서네집에 소영이가 놀러오지.,.그리고 소영과

민서가 얽힐수록 소영의 오빠인 승호와도 어울리게되는데...

 

시스터콤플렉스라고 할만큼 동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남주는 동생의 결혼을 망친 여자에게

동생이 상처받지않게 결혼을 취소하게 만들어달라며 거절하지못할 미끼를 흔들어댄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미끼가 사실은 아무래도 저를 제물로 바치기위한 미끼가 된 것 같은데..

세여자의 우정이 좋게보자면 참 끈끈하고 좋아보일수도 있을텐데 뭐든지 과하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것 같다. 이 세여자가 작당하고 벌이는 일에 말려들지않으려면 일단 얽히지않는게 상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