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어보는 작가님인것같은데 다른분들의 평이 좋아서 일단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보게

된 책인데 읽히는 느낌이 순조로운것이 오랫만에 느낌이 좋은 책을 만난것같다.

혼외자로 살면서 시현은 자신의 의지로 살수 있다는 생각을 버린지 이미 오래되었다.

부친을 움직이는 모친때문에 목숨을 걸고 시현을 협박하는 모친때문에 첫번째 결혼의

실패가 아직 채 가시기도전에 두번째 결혼을 해야한다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않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모친은 자신의 뜻을 철회할 생각이 없어보인다.잘나가는 배우 길도하의

세번째 아내자리라니..이제는 재벌가의 자식이라는 프리미엄으로도 누군가의 첫번째

아내가 되기에는 자격조건이 많이 모자라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세번째 결혼을

하면서도 저렇게 당당할수 있는 사람이 남편이 된다는 사실이 선뜻 받아들여지지않는다.

그럼에도 남자가 내미는 조건은 참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 아닐수없다.

언제나 자유를 꿈꾸지만 시현에게는 허락되지않는 자유가 저남자의 아이를 키워주는 댓가로

주어진다면 어차피 내몰릴 결혼시장에서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관계인 저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나쁘지않을것 같다는 생각, 시현은 도하가 내민손을 마주잡았다...

 

치기어린 사랑의 댓가치고는 치른값이 지나치게 많았다.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소미..

귀하고 귀한 아이였지만 아내의 불륜은 끝이 없었고 결국 도하는 첫번째 아내와 이혼을

선택하는 방법을 선택하고야 만다. 그리고 악몽으로 이어진 두번째 결혼...소미를 잘

키우기위해서 선택한 결혼에서 소미는 갖은 학대와 폭행을 당하며 마음과 몸에 깊은

상처를 얻었고 그 상처는 아직도 쉽게 아물지못한채 도하의 죄책감을 깊게 하고 있었다.

두번도 모자라 세번의 결혼이라니..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시현 그여자를

보면서 이번에는 조금 다르지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져보게된다. 그러나 도하의 결혼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울면서 반항하는 소미를 보는 마음은 영 편하지가 않은데..

늘 도하의 곁에 그리고 소미의 곁에 친구라는 이름으로 있는 미나에게 뒷처리를 맡기기는

했지만 소미를 이해시키는것이 힘들다는것은 알고 있었다..

 

남자가 요구한것은 한가지, 집안에 남자를 끌어들이지말고 소미를 잘 키워달라는것..

시현은 소미를 보는 순간 알았다. 자신에게도 소미와 같은 상처가 있으니까..

저맘때의 자신을 생각하면 지금 소미의 기분이 어떤지 소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눈에

잡힐듯이 잘 알고 있었다. 소미는 소미대로 뭘 가르치려고 하지않고 그저 무표정한듯

있지만 소미의 속내를 읽어주는듯한 시현이 마음에 들었다.

소미와 시현 그리고 도하가 가까워질수록 미나의 자리는 점점 작아져만 갔고 늘 도하만을

바라며 십수년의 세월을 보낸 미나의 가슴에는 증오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도하가 외국으로 영화촬영을 떠나고 이제 시현과 소미만이 남은 상황.

시현은 이런 상황이 정말 마음에 들지않았다. 태평이 자꾸 나타나서 소미와의 생활에

끼여드는것이 마음에 들지않았지만 힘들때 손을 잡을수있는 유일한 사람이라서 거세게

뿌리치지도 못하고 자꾸만 태평과 케이의 페이스에 휘말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일상에 카메라에 담는 남자...

 

소미의 친엄마인 유희는 도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만 이미 도하는 유희에게 더이상의도움을 줄 생각이 없는 상태였다. 그런 유희를 협박하며 한가지 제안을 하는 미나..

유희는 소미를 보호해야만 했다. 엄마인 자신이 아무리 엉망이어도 자신이 진흙창에 빠지는

대신 소미를 보호할수 있다면 미나의 제안을 받아들여야한다는것을 알았다.

도하와 시현의 스캔들과 소미의 출생에 관한 스캔들이 터지고 거기에 맞불작전으로 시현은

태평과의 스캔들을 터뜨리는것으로 모든 문제들을 희석시켜버린다.

처음에는 단순한 계약결혼이었지만 어느새 서로는 서로를 마음에 담았고 시현은 소미를

지키기위해서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방법은 틀렸지만 엄마의 방식으로 시현을 지키려고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해묵은 오해를 털고 이제 엄마와의 화해를 하는 시현..

 

시현이나 도하는 둘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시현은 혼외자라는 출생의 약점과

엄마의 잘못된 방법으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지닌 사람이었고 도하는 사랑이라는 열병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둘이 만나서 천천히 가정이라는것을 만들고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가면서 깊이 상처를 묻게되는 이야기 [상처, 가슴에 묻다]

미나라는 캐릭터가 조금 무섭게 다가오기는 하는데 사랑을 지나쳐 집착이 보여주는 무서움을

잘 표현한것 같다.작가님의 다음작품이 뭐가 될 지 잘 모르지만 일단 기대를 갖고 기다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