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감동성장소설이라는 말이 무색하지않게 읽는 내내 샘의 안위를 걱정하며

읽게된 책이다. 영화의 경우 스포일러를 경계해 영화를 볼때까지 되도록이면 스포일러성

기사를 잘 보지않는것에 비해서 이번의 경우에는 읽는내내 조바심을 내면서 샘을 걱정할

것이 두려워 아예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고 뒤를 읽어갈수 있었다.

샘이 편안하게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것을 본 후에는 지금 샘이 겪고 있는 고난들이 언젠가

다 그칠것을 알아서 그리 조바심 내지않고 그저 샘이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지 몰입할 수

있었던 책이다. 하필이면 오늘이었다. 참담하게 사체로 발견된 유아의 기사를 본 것은..

처음 기사를 접하고는 세상에 저런일이였으나 그다음 속속들이 밝혀지는 후속기사를

보면서는 참담함이 더욱더 커져만 갔다. 미성숙한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분별한 행동때문에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황망하게 져버린 아이의 명복을 빈다..샘이 만난것 같은 행운이

아이에게도 있었더라면 아이의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지도 모를일이고 다른

입장으로 본다면 샘이 그런 행운을 만나지않았더라면 샘의 인생이 진창에 박혀버렸을지도

또한 모를일이다. 에밀리의 생각대로 인연은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사는 인생에

영향을 미칠지 그것은 정말 모를 일이다.에밀리와 샘의 만남이 그들의 인생을 통으로 흔든것처럼, 전혀 만날일이 없을것 같던 샘과 에밀리의 만남은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마음에 담았고 그 마음들은 샘과 리들의 인생을 불행에서 건져올리게된다...

 

열일곱의 샘은 거주지가 불분명한 떠돌이의 삶을 살고 있었다.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움직인다고 보기에는 영 무리가 있는 아버지 클레런스는 샘과 리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할뿐 그들이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자라는 것은 인식할 생각조차 없었다. 그저 법망에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여러주를 떠돌아다니며 갖은 범죄를 저질렀고 거취가

들킬것 같은 위험을 느끼면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치는 도마뱀처럼 황급히 그곳을 떠나

새로운곳에 둥지를 트는 식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때는 그 범죄행위에 아들 샘을

끌어들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강한 반발에 결국 한걸음 물러날수밖에 없었다.

클레런스에게는 책임감은 찾아볼수 없었는데 하루아침에 아이엄마의 곁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유유히 떠나온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여전히 동네를 떠돌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클레런스와 달리 샘과 리들은 범죄를 혐오하는 입장에 가까웠다.

부양의무를 가지고 있지만 부양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클레런스에게 기댔다가는 아사할

것이 분명한지라 샘은 동생 리들과 함께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고

푼돈을 모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노출되지않는것, 그것은 샘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조건이기도 했다. 은밀하게 누구에게도 노출되지않고

그저 풍경속의 한장면처럼 흔적을 남기지않는것, 이전까지는 문제될것이 없었지만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녀와 눈이 마주치고 떨림이 전해지는 순간...

 

에밀리는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수 없었지만 에밀리를 제외한

가족들은 누구도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않았다. 결국 노래를 부르게 된 에밀리는

어느 한지점을 정해놓고 그곳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데 에밀리의 눈에 들어오는 한소년.

그 순간 에밀리는 자신의 감정을 소년에게 완벽하게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잠깐의 신기루처럼 모습을 보이고 사라진 소년의 행방을 찾기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게된다.

그리고 유령처럼 전혀 흔적이 나타날것 같지않았던 소년의 모습이 미용실전단에 실린것을

본 에밀리는 결국 소년앞에 모습을 나타내게되는데..또래의 소년들과는 전혀 다른것같은

신비스러운 소년의 이름은 샘이라고 했다. 에밀리의 말을 잘 들어주고 함께 있는것이

행복처럼 다가왔지만 샘은 연락한다는 말을 남긴후에 연락을 끊어버리고 만다.

샘과 연락이 되지않는 동안 에밀리는 갖은 불안과 초조함을 숨기지못한채 서성이는데...

 

에밀리가 샘을 만나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데비와 팀은 처음에는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많았지만 샘의 음악적인 천재성과 리들을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점 샘과 리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된다. 그러나 자신의 소유물이라 생각했던 아들들이 자신몰래

다른 인생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것을 알게된 클레런스는 아들들을 응징하겠다며

아무런 말없이 또다시 길을 떠나게되는데..이전에는 한번도 어디에도 뿌리를 내려볼

생각을 하지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클레런스를 따라가고 싶지않지만 클레런스는

에밀리의 집을 알고 있다며 성급하게 행동하면 그들 가족에게 재앙이 닥칠것을 경고한다.

환청을 듣는 클레런스는 이번에도 환청이 들린다며 급기야 샘을 향해 엽충을 들고..

 

팀과 데비가 샘과 리들을 만난것은 분명 샘과 리들에게는 가장 완벽한 행운이라고 보여진다.

에밀리의 부모입장에서만 본다면 딸인 에밀리가 만나는 남자친구가 거주지도 불명이고

어떤 교육을 받는지 무엇하나 명확하지않은채 베일에 가려져있다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 텐데도 팀과 데비는 샘을 존중하면서 샘이 접근을 허용하는것 이상으로는 가까이

가지않는다.그리고 샘과 리들의 능력을 알게되었을때는 그들이 베풀수있는 모든것들을

동원해 기꺼이 그들편에서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을 한다. 그래서 리들이 데비를 만난순간

그렇게 안심하고 울어버릴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범법행위를 저지르며 늘상 도망을 치는

아버지와 함께 하는라 그 나이가 주는 생활과는 참 멀게살았던 샘과 리들이 팀과 데비

그리고 그들을 아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생활을 하게되었다는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태양을 기다리며 어둠속에 숨죽인채 기다리던 시절은 이제 지난 추억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