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외로운것은 홀로 있어 외로운것과는 다른 무게로

다가올것이다."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류시화시인님의 싯귀에서

느껴지는것이 끝없는 사랑을 표현한 것이라면 사랑하는 이가 있어도 홀로인듯한

외로움은 닿을수없는 연인을 향한 대답받지못하는 사랑을 의미하는것만 같다.

장미의정원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정서는 우울과 외로움 그리고 쓸쓸함처럼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시안을 향한 외바라기같은 온유의 사랑에 동화되기가 참 어려웠다.

곁에 있을때는 모르다가 사랑하는 이가 떠난뒤에야 사랑하는 이의 흔적들을 느끼고

다시 연인을 찾기위한 시안의 노력도 그렇게 절실해보이지않아서 몰입이 참 힘들었던

작품이다. 사랑도 상호작용이 있어야 힘을 얻고 오랜 시간 지속될수 있다.

상호작용없이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에도 유효기간이 있을수밖에...

 

여느날과 변함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미유와 온유의 부모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부싸움을 시작한다.

그런 부모의 모습을 지켜보며 상처입고 있는 아이들을 떠올리기엔 싸움이 너무 격하고

그런 부모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지키기위해 온유는 동화속으로 도망을 쳐버린다.

부모라는 자격에서 일찌감치 미달된 온유와 미유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보이기싫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조기유학을 선택하고 온유는 미유와 함께

런던으로 오게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오만과편견에 나오는 주인공 디아시를

만났다는 느낌으로 한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은 그렇게 온유에게 찾아왔다.

말하지않아도 알아주고 함께있으면 함께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줄 알았던 온유이지만

이제 로펌에 들어간 시안은 그런 온유의 마음을 알아차리기엔 하루가 바쁘고 마음이

바빠 온유가 상처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수 없었다.

언제나처럼 가벼운 투정에 그칠줄 알았던 시안은 온유가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시안이 따로 찾지않아도 온유는 그렇게 시안의 곁으로

돌아올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온유는 시안을 사랑하면서도 지금처럼 혼자서만

그리움을 인내할 자신이 없다. 이별만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만

여전히 시안을 떠나서는 살 수 없을것만 같은 온유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무게를 시안은 알지못했다.

바쁘다는 핑계가 아니라 실제로 바빴던 시안이기에 온유를 두고 다른짓은 하지않았다고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는 시안이기에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이별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온유가 떠나고 온유가 없는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시안은

그동안 온유가 느꼈을 외로움을 자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온유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기에는 시안은 아직 사랑을 배려하는 방법을 알지못한다.

 

온유와 시안이 함께하는동안 온유는 시안에게 늘 맞춰주기만 하는 사랑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지칠수밖에 없었고 결국에는 이별을 선택하는 시기까지 오게되었다.

나중이란 말은 사랑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참 허망한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순간은 늘 지금일것이다.

나중에 무엇을 해줄 생각보다 지금 함께 나누는 커피한잔의 향기가 더 빛나는

선물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