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푸르고 싱싱한 그 나이가 무이에게는 악몽이 되어버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십대의 어린 엄마들을 리틀맘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이던 비자발적이던 임신을 하게 되고 그리고 아이를 낳아 책임지려고 애를

쓰는 그녀들을 폄하하는것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 육아를 감당한다는건

그리 바람직해보이지않는다. 아직은 어린 나이 열일곱.

나이마다 그 나이에 누려야 할 행복이나 일들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데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열일곱이라는 나이에 임신은 포함되어 있지않는다.

순간의 선택은 인생의 큰 줄기마저 바꿔버린다.

그리고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이미 한발 늦었다.

무이가 아무리 그날의 기억을 곱씹어봐도 처음의 선택부터 잘못된 일이었다.

"쉿 조용히 해" 그 나지막한 음성에 굴복해버린 그 짧은 시간이 이렇게 악몽이 되어

무이의 발목을 잡아버릴줄은 무이도 몰랐었다. 그냥 그렇게 지워버리면 될 줄 알았다.

그날의 아픔이 이런 형태로 나타날것이라고는 무이는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무이의 엄마는 늘 무이에게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친구관계라면 없느니만

못한 관계라고 했지만 그것은 엄마가 수경이가 무이에게 어떤 친구인지 몰라서일것이다.

무이가 임신을 하고 걱정만 하는 사이 수경이는 무이가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고

그리고 아팠던 수경이의 옛일을 들춰 무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무이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 순간 무이의 엄마도 그날의 기억과 똑같은 말을 한다.

"쉿 조용히 우리만의 비밀이야"

열일곱살 딸아이의 임신을 확인한 엄마가 취할수 있는 행동은 정해져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이에겐 또다른 상처가 될뿐이다.

 

무이는 처음에 그런일을 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왜 그렇게 당하고 있지

이해를 하지못했었다. 그러나 막상 무이가 그 무서운 일에 닥치게 되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비명조차 지를수가 없었다.

금지된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찰나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걸 나중에서야 알게된다.

모르는 장소에 친하지않은 사람들과 분위기에 취해서 받아마시게 된 술이

이렇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그날 이전의 무이는 알지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