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우영주님의 다른작품인 [아이니]을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글을 쓰는것같다는 느낌은 받았어도 그이후로

작가의 다른작품들을 굳이 찾아가며 읽으려하지 않았던걸 보면 잊어버리고 있었던가

아니면 다른 읽을거리들이 너무나 많았던가 한것 같다.

우영주님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약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책들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바람이라 하기엔 좀 뭐하고 겨울바람이라 하기엔 이른 정도의 서늘함.

 

언젠부터인가 나에게 가장 슬픈말은 "만약에"였었다,

돌이킬수없는 지난날 혹은 어떤일을 생각할때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후회

그때 선택을 만약에 다르게 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미련이 남는말.

그런데 "만약에'처럼 아프고 슬픈말을 또하나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굳이 국어사전을 펴가며 "아마"의 뜻을 찾아보았다.

[아마]: '대개'. '짐작하건대'의 뜻. 확실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느정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 쓰이는 말. 예) 아마 이번에는 합격할 것이다.

확실히 긍정이라고도 부정이라고도 표현할수없는 말 '아마"

목숨처럼 사랑하던 연인이 자기를 잃고도 살아갈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답한 말 '아마도"

그래 아마도 산 목숨 이어가기야 하겠지. ...그뒤에 따라올 그 어떤 말들.

 

도망치듯 떠났던 나라였다. 경멸에 어린 눈동자를 피해서, 그 눈동자가 다른 사람이 아닌

서경을 향해서 멸시에 가까운 눈빛을 내보냈을때 그 기억들이 너무나 아파서 도망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진을 만났다.

그리고 사진처럼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그 남자 건우를 만났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언제나처럼 서경의 운명을 시기하는 상대가 나타난다.

그때는 어려서, 그때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두말없이 떠날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서경도 더이상 물러설수만은 없을것같다.

아무리 한때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던 사이라고 해도.

목숨처럼 사랑했던 그남자의 엄마라고 해도, 더이상의 사랑은 양보할수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