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그녀]가 출간된지 얼마되지않아서 진소라님의 작품을 올해안에 또 읽게

되리라는 생각은 해보지않았었다. 원래 다작을 하는 편이 아니라 지금까지 한작품을

만나려면 기본으로 일이년이상은 기다려야했던지라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신간에 진소라님의 이름이 있는것을 보고 당장 그날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을 받아들었다.

한페이지한페이지 책을 아껴가며 읽기 시작했다.

왜 누군가 밥을 먹으면서 그 양이 주는것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던 표현처럼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행복한것과 동시에 읽을 페이지가 줄어든다는것때문에

아쉽고 속이 상하기까지했다. 처음 진소라님의 작품을 읽은것이 2003년[이라샤]

출간때부터였으니 이만하면 열혈독자인것 같다.

진소라님의 출간작들을 한자리에 모두 꽂아놓고 우울할때나 심심할때 제일 먼저

뽑아들곤 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로맨스작가 일순위라는걸 작가님이 알려나.

 

그녀의 작품들에는 악역들이 등장하지않는다.

그냥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평범한 이웃같은 사람들이 존재할뿐이다.

그녀의 작품속에 나오는 여주들은 대부분 따뜻한 심성을 가졌는데 아닌건 아니라고

하고 좋은건 좋다고 하는 대담함도 함께 가지고 있는걸 볼 수 있다.

혹시 작가가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지 알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그녀는

할머니들의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알려주려는 시도를 하는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보통의 로맨스소설이 여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것처럼 그녀의 작품도

대부분의 작품이 여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방향이 결정되는데 유일하게

남주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작품이 [이라샤]의 후속작인? 연결작인[내가사랑한외계인]

이었던것으로 기억난다. [이라샤]가 달콤살벌한 여인 승지의 이야기였다면

[내가 사랑한 외계인]은 그런 승지를 사랑하는 희원의 시점에서 진행된 이야기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우둔남녀]의 남은[D등급그녀]의 우신

[백일홍]의 상진[여자친구]의 송은 [연애레시피]의 정은 그리고 [개구리왕자~]의 주은

이렇게 나열하다보면 그녀가 주로 사랑하는 이름들이 한눈에 들어오는것 같다.

커다란 줄기가 없어도 잔뿌리하나하나로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는 그녀의

다음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잘나가는 아이돌스타 장준헌은 공익근무요원이 되면서 버리고 살았던 이름

아니 지워버리고 싶었던 촌스런 이름 "공달'로 공익근무요원을 시작하게된다.

공달의 직속상관은 7급공무원인 주은. 김주사.

그런데 공달이 가만히 살펴보면 김주사는 원달구청의 왕따인것 같다.

혼자서 밥먹고 무슨 일이든지 원칙대로만 하려고 하고 그런데 그런 김주사가

업무로 할머니들을 만나면 이상하게 따뜻한 사람인것처럼 느껴진다.

공익근무요원 공달과 원달구청의 깐깐한 7급공무원 김주사가

개구리왕자 동화를 완벽하게 패러디하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내내 웃음이 나오기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도 하는

이상하고 달콤한 연애소설. 하는 행동들이 꼭 [이라샤]에 나오는 따뜻한 승지가

상처입은 승지로 변한것같은 기분이 들게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