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을 훔치다는 차별과 사학비리, 그리고 입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을 한데 어우르고 있는 작품이다.
사립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주소가
아이들을 어떻게 책임지고 있는지에 반성을 불러 일으킨다.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사장과 어떻게 하면 자신의 수당을 
높일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그속에서도 묵묵히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상처받지 않도록 품어주려는 선생님들.
이책의 주인공은 어쩌면 박선생님일수도 있고 아니면 결국은 절망끝에
스스로 목을 맨 정미일수도 있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결국 자신을 버린 학교종을 떼어 버리고 그자리에 목을 매버린
정미에게 정말 다른 비상구는 없었던 것일까?
기지촌 주변에 있는 실업계 고등학생들에게는 결국 비상은 꿈이었던 것 같다.

교장이 평교사로 내려 앉게 될 것이라는 소문은 돌았지만
그래도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될줄 알았던 선생들은 당황했다.
체육수업을 맡은 전직 최교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들 자조 섞인 말을 할 뿐이었다.
기지촌주변에 있는 기독교 실업고등학교, 이사장은 빨갱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었고
자기말을 잘 듣지 않는 선생들에 대해서는 빨갱이보다 더 안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선생들은 학교에 드어오기전 각서를 하나씩 받았었다.
술과 담배 대마초를 하지 않는다는 얄궂은 각서와 함께
날짜가 따로 적히지 않은 사직서를 제출하고서야 이 학교의 선생이 될 수 있었다.
사람이 사는곳은 어느곳이나 그러하듯 이곳도 별다르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보다 높은곳으로 오르기 위해 선생들은 때로는 교장의 편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교장의 등에 칼을 꽂기도 햇다.
결국 교장은 그동안의 비리로 인해 평교사로 내려앉고 새로운 교장이 부임해왔다.
새로운 교장은 이사장의 장남으로 그동안 학원사업에는 뜻이 없다가
하고 있던 사업이 실패하자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
새로운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는 많은 변화를 맞게 된다.
기업가출신인 교장은 학교를 인문고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지만 선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반대로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소동의 중심에는 연극부 아이들과 정미가 잇었다.
혼혈로 태어난 정미는 무시를 당하는게 싫어서 악착같이 공부를 해서
 뮤지컬 배우가 되는것이 꿈인 아이였었다.
박선생의 도움으로 연극제에 나간 정미와 부대찌개 아이들은 
기지촌에서 자라는 자기들의 성장과정과 고민을 담아낸 연극을 통해
특별상을 수상하게 되고 그길로 정미의 대학입학이 가능해지지만
교장은 정미가 나서서 인문고전환으로의 실패를 경험했다고 여기고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다. 정미는 학교종을 떼어 어디론가 가져가고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다.
그런 정미를 설득해서 학교에 등교를 하라고 설득하는 한편으로는
 다른 학교로의 입학을 알아보던 박선생과 정미에게 학교종을 훔쳤다는 죄를 물어
청천벽력같이 정미를 퇴학시켜 버리는 일을 하고 만다.
정미는 두번 대학입학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만다.
혼혈로 태어나 그동안 무시당하고 살았던 세월들이, 없는 형편에 
장학금을 받고 대학으로 비상할수 있던 정미의 꿈들이 그렇게 빛을 다해갈때
정미는 자기가 떼어낸 학교종이 매달려 있던 그자리에 학교종대신
자신의 목을 매고 말았다.
그런 정미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박선생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누군가는 그런 박선생을 보면서 그렇게는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슬프고 아픈 우리들의 자화상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