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조차도 제대로 알기도, 읽기도 어려운 사람에 대한 책이다.
문학에 '문'자에도 별 관심없는 신랑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고
문학에 꽤 관심이 있던 나는 들어본 이름이고
그 작품들을 접했지만 책의 두께와 심오한 내용에
몇장 읽지도 못하고 도서관에 그대로 반납한 책들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바로 [죄와 벌], [까리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지은 도스또예프스키.
이 두 작품은 고등학교때에 권장도서목록에 끼어있던 작품들이었다.
지금와서 읽어봐도 어려운 이 작품들을 과연
고등학생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어쨌든 이름도 제대로 외우기 어려운 이 작가를
연구하고 그와 하나가 되어 그를 연구했던
사람이 지은 책은 조금 쉽기를 바라며 책장을 펼쳤다.
참으로 대단한 열정이었다.
'도예또예프스키'씨-이하 '도'씨-의 삶 발자국을 따라
러시아로 프라하로 그가 살았던 집,
길 골목골목을 다니셨다.
'도'씨가 겪은 삶의 고비마다 그가 했을 고민과
생각을 알려고 또 느낄려고 했던 흔적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정성을 들여서 책을 썼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 시대의 작가들에 비해서 '도'씨의 생활은 풍족하지 않았다.
태어나서도 풍족하지는 못했지만 중상층의 가정에서 살았고
아버지의 권유로 공병학교를 가게 되었다.
그래서 귀족의 생활을 세밀하게 표현했던 톨스토이와는 정반대로
'도'씨는 밑바닥 서민들의 실상을 더 세밀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안으로만 파고드는 그의 외골수적 성향이 그의 글에 그대로 드러난다.
게다가 신경성 간질까지 앓았던 그의 우울감이 보태어져
인간의 심리묘사와 심경변화에 대해서는 디테일하게 글을 썼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들은 대게 그가 빚독촉에 시달리는 와중에
완성이 되었다. 그래서 원고료도 다른 작가들에 비해서 적게 받았다고 한다.
두번째 부인도 그때 만나게 되었다.
첫번째 부인이 그의 간질발작을 보고 도망간데 비해
두번째 부인은 오히려 그를 꼭 안고 측은히 여겼다고 한다.
그가 작가로서 차츰 이름을 알리게 되고 행복한 결혼생활로 인해
'도'씨 역시 안정을 찾았던 것 같다.

 

그런 그의 삶의 여정을 보면서 불현듯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어려운 시기가 왔을 때 어떤 동기로든 간에
그는 밤낮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늘 붙어있는 사람에게 연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어쨌든 그 시기를 통해 그는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결혼도 했다.

 

죽기전까지도 [까리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대작을 남긴
'도'의 삶은 동시대 여느 작가들보다도 파란만장했으며
그런 그의 삶이 있었기에 많은 작품들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이름조차 어려운 그의 삶은 이름보다 어려운 고개들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작품이 있고 그를 연구하고 파헤치고 남기려는
이런 책과 같은 노력들이 있기에 그의 이름은 어려울 지언정
작품은 영영 대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