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존 딕슨카를 만났다.

누군가 이야기 했다.

존 딕슨 카를 잘 안다면 당연히 이 책을 읽을 것이고, 존 딕슨 카를 모른다면 마땅히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그의 기념비적  데뷔작, <밤에 걷다>.

 

나는 그래서 마땅히 읽어야만 했다.

추리소설에 빠져서 정신이 없을때가 있었다. 추리라는 것처럼 묘미가 있는 것이 있을까?
풀리지 않는 이야기를 작은 실타래 끝을가지고 풀듯이 풀어내는 이야기.

아이들 만화중에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가 있다. 하나 하나 풀어가는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난지 모른다.  그리고 여러종류의 탐정이야기.

그런 모든 이야기의 원조. 존 딕슨카.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역사 미스터리 장르의 개척자, 불가능 범죄의 대가라고 불리우는 존 딕슨카의 데뷔작.

 

스포츠맨이자 잘생긴 검사에 그야말로 대중의 우상인 살리니 공작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신붓감의 전남편으로부터 결혼을 그만두라는 협박 편지를 받는다. 그래서 경시청 총감 앙리 방코랭에게 신변 보호 요청을 한다.

그리고 결혼식날, 모두다 있는 피로연장, 아무도 나온흔적이 없는 그곳에서 밀실 살인이 벌어진다.

끔찍하게 살해당한 살리니 공작의 시체...

범인은 분명 신부의 전남편...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을까?

이야기의 요점은 이렇다.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을까? 신부의 전남편 로랑은 어떻게 된것일까?

 

추리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대강의 윤각이 잡힌다. 이 사람이 범인이겠거니..

사실, 이 소설은 읽으면서 이 사람이 범인이겠다 보다는 이 사람이 혹시 이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결국, 이야기의 끝에서 이사람이 이 사람임이 밝혀지지만, 범인을 찾기는 힘이들었다.

그럴 수도 있겠군하는 생각이 드는 데목들.

 

경시청 총감 방코랭은 남성답다. 그리고 조금은 음흉하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고, 숨어서 지켜보고는 미소 짓는다.

그러면서도 방코랭은 탐정 시리즈물 중 하나인 <뭉크>처럼 예리하다.

탐정 시리즈물 중 가장 좋아하는 탐정이 뭉크이다. 단서 하나를 놓치지 않는 그 기억력과 완벽함이 너무나 좋다.

방코랭은 그를 닮았다.

뒤로 감추고 있는것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방코랭은 단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잡아내어, 탐정 고전물들 처럼 사람들을 앉히고 이야기한다.

범인은 바로 당신이라고..
그리고 이야기를 해준다. 당신이 왜 범인일수 밖에 없는가를..
이야기는 끝이아닌듯, 끝이난다.
꼭 다음장에 이야기가 이어지듯이.

그래서 아쉽다.
무언가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을것 같은데,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다.
방코랭이란 인물에 매력속에 폭 빠질쯤 이야기는 끝이난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 왜 이리 야속하게도 얇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밤에 걷다>를 읽으면 그 당시의 사회상을 알수 있어 그것또한 묘미이다.
힘이 있는 자들이 세상을 망칠때, 어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마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멀쩡한 사람들이 약으로 인해서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어쩜 이 소설은 불가능한 범죄만을 이야기한것은 아닐것이다.
사회상을 이야기해주고 있고, 사랑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어디에서건 사랑은 왜 이리 아픈지...
그의 사랑도 그녀의 사랑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