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는 짬짬이 읽다보니 2주간 읽게 되었다. 원래는 일주일안에 다 읽으려 했는데 읽는 틈틈히 중요한 것을 적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다 읽은 후 메모한 것을 읽어 보니 메모라기 보단 노트정리에 가까운 분량이 나왔다. 철학적인 책이니만큼 꼼꼼히 읽어 갈 부분이 많았다.

#1. 키케로

우선 저자는 로마시대 유명한 문관인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이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HBO의 드라마 Rome에서 였다. 고풍스런 영국억양이 인상적인 이 드라마에서 그는 공화정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왔다. 극 중 그는 군주정을 이끄려는 카이사르를 저주하고 증오하며 그의 죽음에 기뻐한다. 그의 그런 모습은 책에서도 여지 없이 보여진다.  

키케로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가 있다. 수사학의 대가. 위에 그림처럼 그는 뛰어난 화술로 웅변으로 청중을 매료 시켰다고 한다. 그는 그리스부터 전해 오는 수사학을 정리하여 전인교육의 기초 학문으로 다듬어 놓는다. 조만간에 그의 수사학도 읽어볼 예정이다.

#2. 아들에게 보내는 서신

책의 형식은 서신으로 그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대 모은 것이다. 이 글은 오직 한사람, 키케로의 아들을 위해 쓰여진 글이다. 그래서 글의 중간중간 그는 그의 아들의 이름을 부른다. 그는 아들에게 그가 현자가 되는 것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 다만 시민으로서 지킬 최소한의 의무와 행동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비록 도피중인 처신이지만 유학중인 아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하지는 못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내주는 모습에서 맹신적인 공화주의자가 아닌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엿볼수 있었다. 

#3. 의무론

책의 제목과 같이 내용은 도덕적 의무에 관한 이야기이다. 물론 제목은 키케로가 지은것은 아닐것이다. 출판을 위해 쓴글도 아니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에 의해 후세에 그렇게 지어졌을 것이다. 여기서 그가 다루고 있는 의무는 완전한 선이 아닌 실천적 선의 의무에 대한 내용이다. 앞서 말했지만 이 글은 현자가 될사람들을 위해 지켜야 할 의무가 아닌 그의 아들을 위해서 쓴 글이기에 도덕적 의무에 관한 비추상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다. 

 책의 가장 큰 맥락으로 키케로는 행동에 대한 고려 사항을 그는 5가지로 규명하고 있다.

도덕적으로 선하고 명예로운 것에 대한 이중적 논리 ( ①, ② )            ------------------ 1)

유익함에 대한 이중적 논리 ( ③, ④ )                                         ------------------ 2)

위 두가지의 비교 ( ⑤ )                                                         ------------------ 3)

1)에서는 행동에 따르는 도덕적 선에 관한 내용이며 책 1권에서 다루고 있다. 2)는 행동에 따른 부, 권세, 생활 능력과 같은 실질적 이득에 대한 내용이며 역시 2권에서 따로 다루고 있다. 3) 은 위 두가지의 대립시에 대한 판단이며 3권에서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이 이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자세한 내용은 그리 다루기 쉬운 내용이 아니고 연계성 있는 내용이므로 읽어 보시기 바란다.(회피 죄송;;)

#4. 의무도 때론 바뀐다.

그는 책에서 도덕적이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명백an>만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 도덕적 잣대는 달라 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인은 도덕적으로 불의한 일이지만 카이사르같은 독재자적인 인물을 죽이는 행위는 국가를 위한 행위 이므로 불의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밖에 많은 예를 들어 가며 설명하고 있다. 어찌보면 살인하지 말라, 베풀어라, 등등 좋은 말만 늘어 놓는 책보다는 더욱 현실적이지 않은가 한다. 그나저나 카이사르 무척이나 싫어 하는 구나 이사람;;

#5. 군주론 VS 의무론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가 불의에 대해 묘사 하는 내용이다. 그는 불의를 행하는 두가지 방식에는 폭력과 기만이 있다며 이에 해당한 두 가지 동물을 예로 들고 있다. 폭력에는 사자의 사나움, 기만에는 여우의 교활함을 이야기 한다. 잠깐, 이 두 동물은 그 유명한 군주론에서 군주가 닮아야하는 두 동물 아닌가. 키케로는 이 두 동물은 인간과 가장 거리가 먼 것, 그 중 기만이 더 큰 혐오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후세의 마키아벨리가 그의 이 글을 읽어 봤는지 궁금하다. 또 만약 이 두사람이 만난다면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사상적으로 본다면 두 사람 모두 상극이라 생각한다. 한사람은 군주정 옹호자 한명은 군주정을 저주 하며 공화정을 옹호하는 자이니 말이다.

그의 말로 특히 사후가 상당히 안 좋다고 알고 있다. 그의 글과 말을 싫어하는 이(안토니우스)의 명에 의해 그의 글을 쓰게 된 손과 웅변을 하게 된 목을 베어 로마의 연단에 효수 되어졌다. 안토니우스의 아내가 그의 시체의 혀에 바늘을 꽂아 분풀이를 했다고도 한다. 살아 있을 당시 반대파들에게 상당한 독설가였나 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보니 그가 죽은지 2000년이 지난 여태까지 출판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그의 글이 읽히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리는지 이유를 알것 같다. 빠른 시일내에 수사학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