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 기술과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 자명한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데서 시작하는 철학의 시작이 소크라테스로부터 나왔다는 부분을 읽었을 때 내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철학이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 것이고 많은 철학자들이 지켜왔는지를 말이다.

 이 책의 책장을 처음 넘겼을 때 작가가 말한 의도가 궁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민주주의 시작이고 모든 문화가 아름답게 꽃피웠던 아테네라는 곳, 직접 민주정치가 가능했던 그곳에서 왜 소크라테스라는 플라톤이 그토록 극찬했던 인간에게 독약을 마시게 했는지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숙제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서 책장을 열게 되었고 아테네 법정에서 그를 궁지로 몰아가는 많은 소피스트들의 유창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언변에 의해 그의 말이 21세기인 지금에서도 얼마나 설득력있고 조리있고 이성적인 변론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수많은 소피스트들이 그를 몰아세운 것은 얽매인 관습과 도덕이라는 위험한 칼이었고 그가 맞서 내세운 것은 이성과 꾸준한 자기성찰과 자율적인 삶이라는 방패였다. 그럼에도 그는 점점 쓰러져가는 조국을 걱정한 아테네의 법정의 배심원들에 의해 죽은 것이다. 만약에 그가 그토록 죽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유명해졌을까 의문이 들지만 아테네는 소크라테스란 철학자가 죽음으로서 참다운 민주주의를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악법도 법이다 라는 의미는 그래도 법이라는 굴레에 대해 자율성을 포기한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독배를 마신 것은 그가 법정에서 누차례 얘기했듯이 철학으로서의 후회없는 삶을 살고 관습적인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철학으서의 지킨 가장 가치있는 그의 방법이었음을 말이다.

이 책은 어렵지 않은 철학으로 나의 손을 잡아준,

달지 않지만 은은한 향과 진솔한 맛이 담긴 과자와 같은 책이었음을 인정하고 싶다.

소크라테스, 분명 그는 당대에 아니 21세기에 바라보기에도 대단한 철학자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