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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정 저, <카페 도쿄> 중에서

당신이 즐겨 마시는 커피는 어떤 커피 입니까? 당신은 신맛의 커피와 진한 맛의 커피 중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당신은 오케스트라와 독주 중 어떤 음악을 즐겨 듣습니까?

예전에 원두를 구입하러 갔던 어느 로스트 하우스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은 그러려니 했는데 마지막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네?' 하고 반문했었다. 오케스트라와 독주 중 어느 쪽을 좋아하느냐가 원두를 선택하는 데 왜 중요한 이유가 되냐고 묻자 주인이 웃으며 대답한다.
한 가지 원두로만 이루어진 스트레이트 커피를 단독 연주에 비유하자면, 블렌드 커피는 몇 가지 원두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원두 각각의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맛으로 재탄생되는 점이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과연 듣고보니 그럴 듯하다.

커피를 좋아해 자주 마시다보면 차츰 '커피 맛'을 알게 된다. 한 가지 원두로만 이루어진 스트레이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블렌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커피 맛과 자신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들이야 으레 알아서 주문하겠지만 혹시 어떤 커피를 마시면 좋을지, 혹은 처음 가본 카페에서 어떤 커피가 제일 맛있을지 몰라 선택하기가 어렵다면 일단 그 카페의 블렌드 커피를 주문해보도록 하자.
블렌드 커피는 보통 브라질을 베이스로 몇 가지 원두를 조합해 가장 좋은 밸런스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블렌드 커피는 베이스가 되는 원두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달라지는 만큼 각 카페마다 맛이 전부 다르다. 카페를 운영하는 마스터의 생각이나 분위기도 읽을 수 있으니, 새로운 카페에 찾아가면 기본적으로 맛을 보는 것이 좋다.
같은 의미로 처음 찾아가는 로스트 하우스에서 원두를 구입하고 한다면, 블렌드 커피를 먼저 맛보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일종의 궁합을 맞춰보는 단계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