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제목부터 아주 고무적입니다. 생각해볼 꺼리들이 많이 튀어나옵니다. 생각보다 많이요.

우리의 강아지, 안돼,는 가족들을 위해 항상 무언가를 합니다. 절대 자신을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설사 주인공이 모르는 유전자가 그렇게 착각하도록 코딩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강아지, 안돼,는 절대 그렇게는 생각지 않습니다. 전적으로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모든 일들의 결과지요. 따지고 보면 사실 그렇게 많이 오해될 필요도 없을지 모릅니다. 한 세상을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정말이지 우리의 강아지, 안돼,와는 한치의 책임관계도 없으니까요.

 

만 4살과 9개월짜리 우리 두 딸도 이름이 '안돼'라고 착각하고도 남았을 거예요. 탐색하고 알아가고 웃고 우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예쁘면서도 언제나 '안돼'라는 말을 먼저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만지고 물어뜯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지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순 없지요. 이름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어린 아이를 아가라 부르지 않고 아무개라고 부르면서 각인을 시키는 건지, 인격을 부여하는 것인지 애매합니다. 아이들의 세상과 어른들의 세상은 참 많이 다릅니다. 우리의 강아지의 세상과 사람들의 세상이 다르듯이요.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당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참 재미있는 유아동책이지만 어른인 저는 이것저것 생각이 많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좀 더 그들의 눈으로 보고 잘 놀아주자구요.

 

스티커가 너무 예쁩니다. 4살짜리 우리 아이는 스티커에 완전 반해버렸습니다. 책 여기저기에 붙여놓았는데, 그걸 찾아보느라 책을 뒤지고 또 뒤지고 합니다. 처음엔 아이가 읽기엔 어려운 책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 강아지에게 뭐라고 훈계도 하고 혀를 차기도 하고 일르기도하고 귀여워라 하기도 하고, 반응이 여러가지 입니다. 어질러진 신문, 어지러운 방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까도 함께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아이, 강아지를 아주 궁금해하는데, 한풀 궁금증이 벗겨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주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