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이쁘고 정겹고, 의성어가 풍부하고, 마치 시를 읽듯이 운율감이 넘치고, 혼자 집을 보는 아이가 놀랄만한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이 너무나 친근한 정서에, 우리 만 4살 아이가 덩달아 놀라면서도 읽어달라고 조르고, 사실적인 그림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가축들을 야단치며 좋아라 해서 별 다섯개를 모두 줍니다.

 

30개월이 되면서 말문이 마구 트이면서 수다스러웠던 우리 아이가 40개월쯤 말문이 막히면서 힘든 시기를 겪을 때, 그래도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동화책이었습니다. 특히 자기 전과 자고 일어난 후 읽어주는 책이 많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 잠든 날은 다음날 확연히 말이 많아지고 어휘가 늘어나 있었습니다. 좀 소홀했다 싶어 어린 아기들 보는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주었지요. 반대말, 비슷한 말, 의성어, 의태어, 동사와 형용사. 그리고 동시들. 아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것이 말하기에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넓은 마당과 집, 다양한 가축들, 넓은 들과 좁은 고랑, 저 멀리 산과 하늘, 지붕과 울타리 등. 아이의 마음을 꽉 채워줄 수 있는 풍경이 다양하게 들어 있습니다. 염소와 수탉, 암탉, 소와 강아지, 송아지와 토끼, 돼지와 병아리 등. 가축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다양한 울음소리와 다양한 걸음걸이, 다양한 장난질과 몸짓, 말썽들. 인기있는 책의 비밀이 있었습니다. 하나를 자세히 보여주는 책도 좋지만, 이렇게 다양한 것이 모여서 이야기를 이루고 재미를 선사하는 책은 분명 아이의 마음을 크게 살찌울 터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