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가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쾌재를 불렀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김연수의 이력을 살펴보자, 예전에 김형경이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라는 장편으로 국민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김연수도 같은 문학상에 투고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최종평까지 올라간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도. 그렇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던 까닭인지, 어쨌거나 수상은 김형경의 차지가 되었다. 그후로 김연수를 조용히 제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작가 중 한명이 되었다.
사실 김연수를 좋아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어떤 베스트셀러도 그렇다고 문제거리도 없었다. 그렇지만 조용한 힘은 컸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의 책 중 가장 먼저 읽고 반한 것은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라는 소설집이었다. 정말로 재미있고, 애틋해서 결코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 아스라한 추억과 사랑들. 그리고 <스무살>과 <사랑이니, 선영아>라는 책들을 보면 정말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쓸쓸했다.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이번 이상문학상 대상작은 사실, 김연수가 아니라면 쓸 수 없었던, 누가 썼더라도, 주목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솔직한 평이다. 전 수상작들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다. 좋은 작가일수록 비평은 약이 된다고 믿어본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은 예상과는 달리 비교적 분량이 짧은 단편이었다. 대개 중편이 대상을 수상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주 짧은, 게다가 실험적인 단편이 상을 받아서 문단에서 김연수를 키워주는 게 어느정도인지 예측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 김연수는 단 한번도 독자와 문단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다들 김연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은 인간이 산다는 것, 그 딜레마의 끈을 얘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몇년후에 본다면 아주 다르게 여겨질 것이다.
그 외의 수상작들은 사시 기대에 못미쳤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왜 이러지? 싶었을 정도.
그렇지만 김연수의 작품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