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을 안고서 인사동으로 향했다. 날은 좀 흐렸다. 비도 약간 왔지만, 유명한 작가님과의 식사라서 그 무엇도 상관 없는 마음이었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아무래도 재미난 소설이다. 무엇보다 역사를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는 게, 아무래도 글쓴이가 많이 힘들었을거란 생각을 종종했다. 오세영 선생님의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픽션과 논픽션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순수문학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작품, 작가라서 좀 어색할 것 같았다. 허나 역시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뭔가 통하나보다.

오세영 선생님이 첫인상은 인자하고 훈훈했다.

따듯한 말과 미덕이 섞인 그 표정들이란, 그 날 하루가 정말 즐겁고 뿌듯했다.

다시 재출간되어 기쁜 마음도 있었고, 무엇보다 책이 깔끔하고 깨끗하면서, 소장하기에 좋은 것 같다. 게다가 눈에도 쏙쏙 잘 읽힌다.

오세영 선생님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나는 순수문학을 지향하지만, 대중문화에서도 분명 배울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아늑한 자리를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