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개밥바리기 별>은 참 아름답고 서정적인 소설이다.

황석영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민족 작가다. 그가 살아온 이력만을 보더라도 딱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는 많은 문학가들이 있고, 그리고 앞으로 그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은 더 많다. 이것이 진정한 현실이다. 허나 황석영만큼 민족을 사랑하고 동포를 아끼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또 있을 수 있을까? 나는 좀 어렵다고 보는 바이다. 이것은 절대로 황석영을 미화시키고자함이 아니다. 사실 미화란,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 조명을 비추는 것이지, 지금까지의 발자국을 빛내는 것은 아니니까. 황석영의 발자국은 그 누구의 것보다도 깊고 우묵하다.

사실, 얼마 전까지도 황석영은 대중적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주 대단한 작가도 아닌 것만 같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러했으니까. 불과 사, 오 년 전의 이야기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황석영의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것만 같았다. <장길산>을 제외하자면. 게다가 그때는 황석영표 <삼국지>가 나오기도 전이었다. 누구라도,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창작에 대한 열정은 이미 사그라든 작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국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런 말을 했다.

"전쟁을 겪은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젊은 세대일 수 없다."

황석영은 과연 어떠했을까?

그의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에서도 비슷한 어감이 실려 있다. 황석영은 체류를 할만큼 직접적이고도 분방한 의지를 품었다. 때문에 역사로 인한 피해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무방할 터이다. 만약에 그가 좀 더 자유로운 나라, 좀 더 진보적인 나라의 국민이었다면, 그래서 더 젊은 나이에 많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었다면, 어떤 작품을 써냈을까?

나는 정말로 황석영의 시절들이 아깝고, 슬프고, 사무친다. 우리의 역사이기에.

<개밥바라기 별>은 이런 의미에서 대단히 중요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사실 얼마 전 <바리데기>를 발표했을 때, 나는 황석영을 다시 봤다. 뭐랄까, 대문의 재발견이라고나 할까. 굉장히 반가웠고, 아직 거장은 죽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 세대들에게는 <삼포 가는 길> 밖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장길산>마저도 TV 드라마 방영 전이었다면 말이다. <바리데기>에서는 거의 막힘이 없었다. 이 연령대의 작가 책 중에서 가장 재미나고 빠르게 읽었던 것 같다. 사실 그 해에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세 번이나 읽었으니까. 이번 <개밥바리기 별> 또한 다르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황석영의 유년 시절이 너무 그대로, 많이 나왔다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황석영은 이 시대, 지난 역사의 산증인이 아니던가. 나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황석영 화이팅!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