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엄마 품만 파고드는 딸... 커가는 과정의 한 과도기인건지 아니면 다시 퇴행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엄마랑 떨어져서도 잘 지내던 아이가 갑자기 무엇이든 엄마랑 함께 하려고 한다. 시쳇말로 엄마 껌딱지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더운 날씨도 한몫하여 아이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주지 못하고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리고 돌아서면 밀려드는 것은 후회 뿐이다.

하루에도 수십번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는 아이처럼 내 마음도 그렇다.

 '만약 내 안에 평화로움이 없고 마냥 힘겹기만 하다면, 아이가 유별나고 잘못한다고 판단하기 전에 엄마 내부의 배터리 충전이 모두 떨어졌음을 확인해 보세요.' 책을 읽다가 내 가슴에 콕 박힌 구절이다.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다가 아이가 잠을 자면 그 사이에 나도 쉬어야 하건만, 모처럼 찾아온 여유가 반가워 제대로 쉬지 않고 놀다 보면 아이가 깬다. 그러면 피곤이 가시지 않아 아이랑 제대로 놀아줄 수가 없다. 아이가 쉴때 엄마도 꼭 쉬어야 한다. 난 그것을 못했던 것이 아닐까? 사실 아이가 유별나게 달라진 것이 아니고, 아이의 행동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주지 못할 정도로 내가 지쳐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푸름이 엄마가 부러운 이유는 남편과 육아에 대한 의견이 같다는 것이 아닐까....

단순히 생각이 같은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한 목표로 나란히 걸어간다는 것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기에 집이 엉망이어도, 살림이 엉망이어도, 몰골이 엉망이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아이만 신경쓰라고 하고, 함께 육아서를 읽고, 아이에게 많은 책을 접해주기 위해 애쓰고, 자연을 접하게 하며 놀아주는 푸름이 아빠는 아내에게 있어 가장 든든한 후원자일 것이다. 신랑과 함께 뜻을 맞추어 아이를 똑같은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정말 부럽다.

책의 내용중에 아빠를 교육에 끌어 들이기 가장 좋은 시기는  결과가 눈에 보이는 때라는 말에 무척이나 공감을 했다. 딸에게 책을 사주려고 하거나, 보여주면 아직 어린 아이를 왜 가르치려고 하냐면서 뭐라 하던 신랑이 딸이 책을 좋아하고, 놀랄만한 기억력을 보이는 것을 보며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직 책 읽어주는 것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관심을 보이고, 딸을 대하는 것을 보면 그마저도 놀랍기 때문이다.

푸름이 엄마가 써 왔던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10가지 방법을 적어놨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떤 식으로 책을 읽어줘야 할지, 아이의 행동을 좀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1. 책의 바다에 빠지기 전에는 조급해 하지 않는다.

2. 아이 입장해서 생각하려고 애쓴다.(집중력이 짧은 시기엔 책장을 빨리 넘긴다)

3. 아이가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을 놓치지 않는다.

4. 책을 충분히 읽어준다.

5. 아이의 지성은 계단식으로 발전해 간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책도 잘보다 안보다를 반복)

6. 책을 구입할때 8:2의 원칙을 지킨다.(수준이 맞는 책과 약간 높은 책 8: 수준 높은 책 2)

7. 영역별로 신경을 쓴다.

8. 선생님처럼 물어보지 않는다.

9. 속독을 하건 정독을 하건 관여하지 않는다.

10. 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과 친밀감임을 잊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전문가가 아닌 평범함(?) 엄마의 글 속에 내가 그동안 느끼던 감정이며, 행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같은 엄마이기에 쉽게 더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부끄럽기도 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 똑같은데 왜 그런 식으로 표현을 했을까...  

부모가 아이의 뛰어난 상상력과 예민한 욕구를 감지하지 못해,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아이가 징징거리는 시기가 오랜간다고 한다. 요즘 딸이 무척이나 징징거려서 같이 짜증으로 맞대응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이 위로받고, 자극을 받았다.

신랑이 하는 말이 있다. "육아서만 많이 보면 뭐하냐? 실천을 해야지..." 그렇다. 실천을 해야한다.^^

육아에 지쳐있는 엄마들이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읽으면 아주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