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듣고는 치열하게 달려가는 서른 살의 자기 개발서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것도 흔히 보던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다섯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결국 차지하지 못하고, 상실감을 잔뜩 안고 정신병동에서 는 다섯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사실 많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프랑스 영화나 책을 보면 왠지 난해하고, 복잡한 기분이 들곤 한다.

뭔가 깊이 그 이면을 파헤치지 않으면 결코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 할 수 없는.... 이 책도 그랬다.

하지만 책을 보는 내내 마치 프랑스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신병동에서 각자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 하는 다섯 남자의 독특한 상황과 그려지는 모습들이 영화 속 한장면처럼 연결되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른이란 나이가 의미하는 것이 뭘까? 생각해보면 29살 그해는 참 복잡했던 것 같다.

그냥 하룻밤 자고 나면 다음 해로 넘어가고 그저 나이 한살 더 먹는 것인데 왜이리 생각이 많고, 허전했던지 결혼도 마치 그해를 넘기면 안 될 것 같아서 서둘렀던 기억이 난다. 이십대에는 서른이 되면 지금과는 다를거야,  그때되면 이렇게 혼란스럽지 않을거야. 그땐 뭔가 다 정리되어 있을거야 기대하지만 늘 커다란 반전없이 평범한 일상을 꾸려오고 있지는 않은지..

그때 그 사랑은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지금 이 고민은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절망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는지... 시간이 지나면 한때 그랬었구나란 기억으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 시간일 뿐이면서.. 

아내가 있지만 다른 여자를 못 잊어 아내를 버리고, 아이 갖기를 싫어하는 프랑크,  먼저 아내를 버려 놓고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상처 받고 오히려 아내에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벵상, 딸의 방황을 묵묵히 바라보다 딸 또래의 어린 여배우에게 마음을 뺏겨 가정을 버리는 장, 어릴적 첫사랑을 잊지 못해 유부녀가 된 동창을 찾아다니는 배우 마르크,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돌보는 11살 여자아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루이가 등장한다.

그들은 서른이란 공통점과 사랑을 갈구하지만 정작 얻기 보다는 잃은 상실감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다. 사랑에 뛰어 들었다 결국 패잔병이 되어 정신병동에서 모인 다섯 남자들에겐 전화나 문자도 통제되어 있고, 그 어떤 문학 작품이나 음악도 누릴 수가 없다. 자신만의 사랑을 위해서 다른이에게 상처를 주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보다 더한 상처를 받았던 그들은 사랑에 있어 표현만 달랐을 뿐이다. 그런 사랑을 하면 안된다고, 사랑에도 정답이 있으니 그 길만 가야 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지금도 곳곳엔 사랑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모습도 다르고, 방법도 다르지만 추구하는 것은 하나가 아닐까...

나 또한 사는게 목적이 아니고 그저 사랑하며 사는 것이 목적인 그런 삶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