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렸을 적부터 좋아한 책은 바로 오래된 동시 책이었다. 처음 돌 지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던 때를 생각해 보니 처음엔 시를 읽었는데 나중엔 친숙한 동요가 생각나서 자연스럽게 노랠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뒤부터는 모든 동시를 노래로 불러주게 되었다. 지금도 좋아해서 엄마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고는 춤을 추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책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옹달샘'이란 아기 시 그림책을 처음 본 나의 반응은 미소였다. 뭔가 근사한 시가 담겨 있을거라고 착각했음에 대한 웃음이었고, 글과 그림이 너무 예뻐서 딸이 아기였을때 그림을 보여주고 노래를 불러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담겨 있기도 했다. '옹달샘'은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운 책이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많이 듣던 동요가 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책을 읽는 책이란 느낌이 아니라 함께 노래하고 즐기는 그런 것이 바로 동시이다. 

아기 시 그림책을 보다 보니 시, 동시, 동요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운율감 있는 글귀들이 노래가 되어 아이의 귀를 즐겁게 한다. 또한 어린 아이가 크레파스를 꾹꾹 눌러 색칠한 듯한 그림을 보면서 마치 그 시절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든다. 글이 없어도 그림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그림책이기에 더욱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아기라고 하기엔 좀더 커버린 아이에게 책이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좋아한다. 매일 읽어 달라고 들고 오고, 옆에서 열심히 노랠 따라 하는 아이가 있어 더욱 즐겁게 책을 보고 있다. 엄마가 어릴적 부른 동요를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옹달샘' 노랠 들으며 엄마와 함께 한 이 시간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