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대박 책

백석님이 지은 책은 아이가 일단 호감을 갖고 보네요.

올해 9살 되는데 작년에 <개구리네 한 솥밥>이 어렵다 싶어서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헌데... 대박이었습니다.

그래서 <준치가시>... 그리고 <오징어와 검복>까지 정말 즐겁게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백석님의 시는 해학이 넘치면서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글들입니다.

여기에 수묵화로 그려진 그림이 알록달록 책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생소하지만, 그것마져 호감으로 받아들여지는 책이네요.

단지 좀 아쉬움이 있다면, 수묵화에 맞는 글체를 선택하다보니,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혼동되는 글자들이 몇자 보이더군요.

오치근님이 그리신 그림을 보던 우리 아이가

"엄마, 오징어만 빼고는 이거 사진이야"할 정도였네요.

오징어와 검복은 1957년 발표된 34연 186행으로 이루어진 동화시입니다.

믿기잖고 등의 낱말이 사용되어서 아이들의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네요.

오랫동안 뼈 없이 살았던 오징어는 힘도 못 쓰고 일도 못해 결국 헐벗고 굶주리게 됩니다. 왜 자신에게만 뼈가 없는지 이유를 알기위해 오징어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물어봅니다.
농어는 "너는 태어날 때부터 뼈가 없었어"라고 도미는 "네가 못난 탓에 뼈를 잃었으니, 뼈 없이 살아가야지"라로 얘기하지만 믿지 못하고 장대를 찾아가 물었더니 오징어에게 원래 뼈가 있었지만, 욕심쟁이 검복이 감쪽같이 속여 빼앗아 갔다고 얘기해 줍니다. 
화가 난 오징어. 검복에게 빼앗아 간 뼈를 내놓으라고 하지만 검복은 오징어를 물려고 달려들자 오징어는 겁이 나서 달아납니다. 그러나 다시 뼈를 찾으려고 오징어는 먹물을 물고 다니다 검복의 등을 타고 옆구리를 찔러 갈비뼈 하나를 빼냅니다. 그러나 검복의 신음을 듣고 도미와 농어가 달려와 오징어를 공격하죠. 이에 기회를 엿보며 뼈 하나를 갖고 먹물을 품고 다니지만, 아직까지도 뼈를 다 못찾아 외뼈로 살아가는 것입니다.그리고 검복은 뼈하나 뺏길때 오징어가 토한 먹물이 씻어도 얼룩덜룩 남아 살결이 얼룩덜룩 하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동화시인 만큼 읽으면서 운율이 느껴져 재미있고, 오징어의 당찬 용기에 웃음이 가득 생기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