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삶이 어디 있나!!!

이 책을 받기 전날밤 큰아이가 “엄마 아빠 만나기전에 남자 한번도 안사귀었어요?” 물었다. 그동안 나의 대답은 당연히 “응! 아빠가 처음이야”이라고. 음 하지만 아이가 컸으니 말을 해준다. 고등학교땐 어떤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편지를 해서 할머니한테 혼이 났고, 아는 언니가 누굴 소개시켜줬는데 그날 영화를 보러 가는데 어깨에 손을 올리 길래 화들짝 놀라서 만나지 말자고 했고, 그리고.... 전철에서 수줍게 말을 걸어오던 남자가 있었다고... 우리딸은 신기해 한다. 내가 정말로 결혼하기전에 아무도 만나지 않은 줄 알고...

읽는 내내 공감 백배다. 나도 그렇다. 세상에서 제일 싫었던 과목이 음악이고 또 음악실기시험이었다. 노래방가는 것도 노래방에서 나에게 노래를 시키는 것도 정말 싫어한다. 난 노래방 가기전에 나 노래시키지 않으면 따라 간다고... 따라서 듣는 음악도 싫다. 나에겐 그저 소음일뿐이다. 그나마 울딸들은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둘이서든 남편과 셋이서든 노래방에 자주간다. 부르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실컷 놀라고...

친정엄마와 할머니는 날 곰이라고 한다. 그래서 걱정을 하셨지만 남편만큼은 내가 여우란다. 누구에게나 보여주지 않는 여우라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 좋은 울 남편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우리 남편과는 정말 반대인 성격 그래서 아무일 없이 사는지도 모른다. 항상 내편에서 이해하고 편들어주고 버릴것이 있다면 담배와 술. 신혼초에는 밤이나 낮이나 술손님으로 항상 안주거리를 챙겨두어야 했고, 시끌시끌했지... 아이들이 크면서 점점 줄었지만. 이제 밖에서 드시고 들어오니 편하다.

“엄마, 이거 제가 세뱃돈으로 받은 제 돈이니까 제 마음대로 좀 쓰면 안 돼요?”

“아니, 그렇게 큰돈을 네가 쓸일이 뭐 있어? 어디다 쓸 건데? 엄마한테 말해봐.....”

...

“만날 할아버지가 나 맛있는 거 사 주시고, 장난감도 사 주시고 할아버지 돈 그동안 많이 썼으니 오늘은 제가 한턱 낼게요. 나오세요.” 라고.

그래서 나갔더니 63빌딩에 가서 비빔밥도 사 드리고 아이스크림 집에서 아이스크림도 사 드리고, 사우나에 가서 목욕비도 내고 이발비도 내고. 완전 풀 서비스를 하면서 할아버지에게는 절대 돈을 못 쓰게 하고 자기 돈으로 다 쓰더란다. 그렇게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준 아들의 세뱃돈 이벤트.. 너무너무 뭉클했다. 울 딸들 또한 어버이날 생일날 결혼기념일들을 챙기느라 용돈이 부족할텐데... 둘이서 뭐든 하려고 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 받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것도...

어머! 어떻해요. 위암 재발이라고 그리고... 헐 눈물이 핑돈다. 울딸도 겨울방학하자마자 노랑머리 만들었다. 내일은 2월 29일 까맣게 염색 새로 해야지. 머릿결 버리고 돈들어가고 울딸을 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속 터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