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코 내 돈 주고 사지 않는 책중엔 사진만 많고 글이 없는 책도 있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작가가 결혼과 동시에 세계 여행을 떠나 곳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그 때의 느낌을 적은 책이다. 처음에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받았을 땐 '어? 이게 뭐지?'하는 생각을 했다. 근데 그 친구의 말이 책을 선물해야겠단 생각을 했을 때 여행책을 사주고 싶었단다. 또 제목이 <Love & Free>니까 신랑이랑 함께 보면서 좋은 곳 많이 다니라는 것이다. 친구의 그 마음을 알고 책을 읽으니 책이 조금 달라보였다. 그래서 책 선물은 좋은 것 같다. 내가 보지 않는 부분도 볼 수 있게 되니까.

이 책에는 곳곳에 대한 소개라던지 가볼만한 곳이 나와있는 여행책이 아니다. 단지 작가가 다양한 곳과 다양한 사람을 보면서 느꼈던 점을 적은 글이 있고 그 글을 영어로 번역해 놓은 책이다. 천천히 이 책을 읽다보니 마음도 편해지고 나도 몰랐던 여러가지 모습을 알게 되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에게 갖는 편견처럼 나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모든 사람은 결국에 다 똑같다는 것. 나도 작가처럼 신랑이랑 둘이서 세계 곳곳을 여행다닐 수 있을까? 아마 난 아닐거다. 난 더러운 곳도 싫어하고 힘든 일도 싫어하니까. 유럽일주를 하라면 신나서 하겠지만 아프리카, 인도, 이집트 같은 곳들은 가보고 싶은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훨~~씬 더 크니까. 그래서 이 부부가 많이 부러웠다. 그리고 인생을 그렇게 즐길수 있는 마음이 너무 부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이런 책은 낯설다. 난 종이에 빽빽하게 글씨가 많은 책이 아직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