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를 논한다면 확실히 이건희는 가히 천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에게 있어 완전한 마감, 완전한 정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 언제나 '이제 정상이군'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또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 현실화시키는 그 추진력은 연금술에 가깝다.

국내의 경쟁구도를 달리던 기업과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미진했던 삼성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알리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직 이건희회장의 청사진 속에 꾸준히 존재해 왔을 것이다.

 

이제는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도약을 이뤄낸 삼성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요새는 더욱 더 삼성일가의 가족사까지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것을 보면 사회적인 파급력이 큰 재벌의 사연이다 보니 단순한 가족간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문제로 일파만파 크게 다뤄지는구나 싶어 씁쓸하다.

외로운 어린 시절을 통해 사색과 지구력, 통찰력을 키워 경영을 위한 자양분을 얻긴 했지만 그만큼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공허함을 갖고 있을 텐데 고이병철회장 사 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형제끼리의 문제가 불거지다니...

잘 모르긴 하지만 당장 오늘 문제가 되어 빵! 터진 게 아니라 그 동안 수면 밑에서 갈등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위로 형이 둘이나 있어 애초에 총 지휘를 맡을 서열은 아니었지만 그가 보여주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결국 고이병철회장으로부터 선택 받게 만들었다.

후반부에서 이건희회장과 세종대왕을 비교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소한 배경과 성향까지도 정말 닮았다고 생각해왔기에 특별할 건 없었지만 이렇게 책으로 접하고 나니 그 생각이 공식적으로 승인이 난 것 같더라.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경영에선 정치와는 달라 인도적인 철학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낙 삼성의 이윤축적의 구조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드높긴 하지만 잘잘못을 따지더라도 일궈 낸 그 성과까지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기업의 비윤리적인 문제가 비일비재 한 가운데 삼성 역시 숱하게 조사받고 조명되었지만 이제는 전처럼 깊게 파고들 수 없을 정도로 공룡기업이 되어 갑으로서 하청업체들에게 행해지는 거래방식은 그리 존경할만하지 못하다.

매스컴에 보여지는 사회환원 정책은 참 모범적이나 매스컴에서 다루지 않는 실무적인 그들의 모습은 아직도 '소통'과 '상생'은 허울좋은 말일  뿐이라는 현실이 안타깝다.

삼성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왕성해가는 모습을 보이며 삼성병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외부에서 바라본다면 삼성은 그 병을 치유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회장이 부르짖는 혁신을 실행시키기엔 그 동안에 굳어진 틀에 갇힌 기업문화가 바뀌기 힘든 것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서, 혹은 저자의 회사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이건희회장을 만나 호의적인 기분에 충만한 시각으로 씌어있어 삼성에 대한 듣기 좋은 소리는 좀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을 듯 싶다.

그저 이건희회장의 천재적인 경영실력에 대해 잘 정리해 놓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는 기업의 총수라면 응당 존경을 받고 경영의 자질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워낙 재벌들의 자산이 비열하게 축재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제관념을 건강하게 교육시키기보다 부정적으로 인식시키는 바람에 아직도 경제교육은 밝고 쾌활하게 다뤄지지 못하는 게 못내 안타까웠다.

삼성도 내놓는 슬로건에 맞춰 실적을 내기 위해 협력사를 워낙 쪼아대고 갑으로서의 행세를 하느라 악덕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삼성 정직원들에게 베푸는 복지와 정책들은 칭찬받을 만 하다.

 

애초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이건희회장이 보여준 결과를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콧방귀밖에 안 나오는 어린애 투정 같은 소리다.

같은 조건이라도 사람은 다양하게 반응하게 되어있는데 악조건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드라마틱해서 주목하며 존경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더욱 도약이 힘들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안정을 바라는 안주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조직이 클 수록, 절박하지 않을 수록 발전과는 멀어지는데 이미 일궈놓은 땅에서 더 새로움을 꿈 꾸었기에 대단한 것이다.

척박한 땅에서 목표하는 현실이 뚜렷하여 그저 목적을 향해 꿈꾸며 달려가는 사람보다 이미 안정되어 누리기만 하면 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설계하고 꿈꾸기가 더 어렵다.

본인이 가진 철학을 추진하며 일군 이건희회장의 경영신화에 찬사를 보내며 이제는 경제관련 분야를 속물적이라 비난하지 말고 좀 더 건설적인 시각으로 인정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이 활발해지는 출판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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