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어린이 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이 많이 생겨났다.
우리 지역에도 몇년전부터 작은 도서관이 생기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어린이도서관도 개관을 했다.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갈때마다 얼굴을 찌푸리게 되어 요즘은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분명 아이들을 위한 곳이고,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인데 그다지 아이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도서관이니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해야하는건 사실이지만 이곳은 아이들이 조금만 뛰어도, 작은 소리를 내도 제재를 하는 곳이다.
몇번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이젠 눈치보고 책을 보느니 그냥 집에서 보자는 식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도서관과 아이들이 멀어지게 해서는 안되는데 걱정이다.

박영숙 관장이 운영하는 느티나무 도서관..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이 책을 통해 만난 느티나무 도서관은 정말 충격이었다.
이 사람 어떻게 이렇게 자기욕심이 없이 모두 내어주는 걸까?
마을 사람 모두가 아이들을 키우고,
아이들을 한없이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곳..
마음이 힘들어 떠났던 아이들도 언제든 품어주는 곳
정말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곳이 참 부럽다.
생활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할지라도 그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부러울 정도다.
그간의 고생과 노력이 얼마나 배여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느티나무 도서관의 곳곳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지하에 위치한 도서관에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게 만든 것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생각했다는 느낌이다.
도서관은 책만 읽고 가는 곳이 아니라 모두 함께 어울려 놀고, 책도 보고,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것이라는걸 가르쳐주는 곳이다.

요즘 아이들은 시간이 없어 도서관에 들를 시간도 없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도 나름대로 아이들은 놀면서 커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습적인 것보다 놀면서 경험하고 몸으로 습득하는 것이 많다고 여긴다.
우리 아이들은 많이 놀리는 편이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여러가지 놀이를 하며 지내온지도 4년째이다.
그러다보니 그런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들이 더 많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는게 아니라 정말 책과 함께 어울려 놀면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이런 나에겐 꿈이 있다.
방과후 아이들이 와서 맘껏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
물론 책과 함께이다.
우리 아이들과 놀았던 것을 바탕으로 여러 아이들이 그렇게 어울려 놀았으면 싶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난 계속 꿈꿀 것이다.
이 책을 만나고 내 마음의 그릇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과연 모든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품어줄 수 있을까~
그동안 주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이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도 있었다.
그래서 박영숙 관장의 그 마음의 그릇이 얼마나 큰지...감탄할 정도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은 소망을 품는다.

"집이든 도서관이든 아이 스스로 책을 읽고 싶어 달려오게 만드는 것이 사서와 부모의 역할입니다. 언젠가는 책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칠날이 있다고 믿으면 되지요. 강요하면 그 기회마저 놓치게 됩니다."

책이 아이들 삶에 위로를 주고 용기를 주면 좋겠다. 사람과 어울리는 가운데 책을 읽으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쉼을 누리고 상상력을 펼칠 실마리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을 좋아할 권리를 누리게 된다면 그 나머지, 어른들이 바라는 지식은 벌써 아이들 손 안에 다 들어 있는 셈이니까.
-본문 중에서-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기다리지 못한다.
너무 마음이 앞선다.
아이들이 행복하길 원한다면 박영숙 관장의 말을 깊이 새겨야 하리라.

책을 나누는 일은 꿈을 나누는 일이라고 한다.
책 속에서 아이들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이 책은 마음이 흔들릴때 두고두고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