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셜록홈즈 시리즈를 읽으며 어떻게 이런 추리를 해낼 수 있을까 신기해하며 한동안 홈즈 시리즈물에 푹 빠져있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에는 딸아이가 읽는 동화를 함께 보며 아이들이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추리동화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이 책 또한 딸아이가 먼저 읽고 재밌다며 엄마에게 권해준 책이다.

방구탐정이라 하여 방구를 잘뀌는 탐정? 방구 냄새를 맡는 탐정? 인가 했더니 엄마가 문방구를 하셔서 지어진 별명이 방구탐정이었다. 이것도 반전의 하나인가? ㅎㅎ

이 책은 방구탐정과 사건의뢰자이거나 용의자로 지목된 그의 친구 한명이 같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첫번째 이야기는 지나가 잃어버린 포동이를 찾기 위해 방구탐정인 강마루를 찾아오는데서부터 시작된다. 포동이의 목줄이 잘린걸 발견한 마루와 지나는 용의자를 찾을 수 있을까? 주변 모든 사람을 용의자로 보고 하나씩 파헤쳐가는 마루의 솜씨가 역시 탐정 소리를 들을만 하다.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고 혼자서 다른 단서를 찾기 위해 탐문하는 과정에서 진짜 용의자를 찾게 된다. 사건이 해결된 후 지나는 강아지 포동이가 자신의 집에서 지내는 것보다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맘껏 뛰어놀며 지내는게 더 행복할거라는 걸 깨닫게 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협박편지를 받은 6학년 형인 고릴라가 상혁이를 용의자로 지목하면서 마루가 상혁이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협박편지인 비밀편지부터 시작해 여러 단서들을 하나씩 발견해가던 중 용의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마루네 문방구 유리창에 돌을 던진다. 자전거바퀴와 고릴라에게 보낸 고양이똥이 든 쓰레기봉투를 추적해 마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일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드디어 범인을 잡는다. 용의자를 잡는 사건해결로 이야기는 끝이 난게 아니라 고릴라 또한 그 아이를 괴롭혔던 점까지 사과하게 된다. 이게 바로 진짜 사건의 해결이라는 생각이 들어 강마루 탐정의 인간적인 면까지 보여서 좋다.

세번째 이야기는 치완이네 담벼락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누구의 소행인지 치완이가 직접 마루에게 사건을 의뢰해 함께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범인은 멀리 있지 않았다. 성격급한 치완이와 마루는 범인이 남긴 흔적을 찾으면서 사건을 함께 해결한다. 담이 밖으로 나와있던 치완이네는 보상받은 금액으로 담을 허물고 대신 나무와 여러 식물들을 심기로 결정한다. 밖으로 나와있는 높은 담은 서로의 마음의 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네번째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에서 나왔던 지나와 상혁이, 치완이와 함께 친구 아라가 사는 시골에 놀러가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매년 농작물 도난사건이 일어나고 게다가 귀신까지 나타난다니..아이들에겐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버려진 흉가에 한밤중에 찾아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겠지만 친구들이 함께이니 할 수 있었으리라. 운동화 한짝과 바퀴자국, 장할머니네 도둑사건으로 인해 단서를 찾아내고, 결국 마루아빠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잡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에 오래도록 함께 기억할만한 추억거리 하나가 생겨난 셈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그동안 마루에 대한 소문들을 풀어내며 어떤 것이 진짜 진실인지 마루를 통해 듣게  된다.

하나하나의 사건을 볼때마다 누가 용의자일지,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나갈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단지 사건이 생겨나고,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나 자신만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더불어 살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함께하는 삶이 더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걸 넌지시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