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문학 입문서. 서양문학을 문예사조 별로 분류하여 해당 사조의 발생원인과 시대적 배경, 각 문예사조의 특징 및 대표 작가들을 중점으로 소개한다. <서양문학의 이해>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 문학, 중세문학, 르네상스 문학, 고전주의 문학, 낭만주의 문학,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문학, 상징주의 문학, 모더니즘 문학, 실존주의 문학,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등이다.

 

1장 그리스 로마 문학에서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서사시와 서정시, 그리스 비극과 희극, 고대 그리스 철학을 다룬다. 서양 문화의 근본정신은 헬레니즘Hellenism과 헤브라이즘Hebraism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헬레니즘은 고대 그리스인의 여러 특성의 총칭으로 소크라테스 철학의 표어인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로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그 특징은 이성과 지성의 중시, 인간 중심적 사고, 예술에 대한 사랑 등이다. 이러한 헬레니즘의 발현이 곧 그리스 문학이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기독교를 신봉하는 정신을 그 바탕으로 한다. 자신의 의사가 아닌 신의 의지에 절대 복종하는 것이 기본 관념인 것. 그 특징은 인간적인 자유주의의 배제, 신에 대한 경배와 신앙의 앞섬, 육체 및 욕망 중심의 배척, 금욕적인 미의 추구 등이다.

 

2장 중세문학에서는 중세사회의 배경, 중세 전반기 : 영웅서사시, 중세 중반기 : 종교문학, 중세 후반기 : 로망스와 궁정문학 등을 다룬다. ‘중세’라는 용어는 르네상스 시기 사람들이 만든 말로, 그리스 로마 시기와 르네상스 시기 사이에 끼어 있는 중간 시대(The Middle Ages)라는 말에서 기원하였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은 이 용어를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화를 단절시켜 서양 문화의 빈곤을 초래하였다는 경멸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로마의 멸망과 게르만족의 이동, 기나긴 전쟁 세월을 거친 후, 이태리 인문주의자들이 천년 전 그리스 예술을 부활시킴으로써 중세 시기는 종말을 맺는다. 476년 서로마제국 멸망과 함께 시작된 중세 예술 양식은 로마네스크(1000~1250)와 고딕(1250~1400) 양식으로 대표된다. 두 양식은 공통적으로 종교 건축물을 주 대상으로 하며, 성경과 기독교 믿음을 더욱 신실히 하려는 예술양식으로 유럽 전체서 성행한다. 중세는 철학과 문학, 예술, 법 등 모든 영역은 교회가 중심이 된다. 즉 모든 학문은 기독교 교리와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하고 공고히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래서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은 중세 동안 모든 학문과 예술이 오직 기독교를 위해 봉사함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갖지 못했다며 중세를 어두운 이미지와 종교적 알레고리로 가득 찬 암흑기로 규정한다.

 

3장 르네상스 문학에서는 르네상스 문학의 사회문화적 배경, 르네상스의 어원과 개념,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가장 먼저 일어난 이유, 르네상스 문학의 특징,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 스페인 르네상스 문학, 영국 르네상스 문학, 네덜란드 문학 등을 다룬다. 르네상스는 그리스와 로마의 인문주의, 즉 인간중심주의, 이성주의, 합리주의, 과학주의가 중세라는 긴 터널을 거치면서 완숙하고 완성된 모습으로 다시 부활한 새로운 정신사적 개념으로 본다. 14~17세기는 유럽 역사에 위대한 변혁기로 당시 유럽에서는 중세 기독교의 도그마에 물들지 않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를 연구하는 붐이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었다. 이들은 문화를 단순히 모방하거나 재생시키려는 복고주의자가 아니었다. 고대 문화연구의 목적은 지난 천 년 간 유럽을 지배한 정신적 이데올로기인 스콜라 철학, 정치체계인 봉건제도, 경제체계인 장원경제를 대체할 새로운 사상체계를 확립할 바탕이론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중심에 이탈리아가 있었던 이유는 도시와 상업의 부활이 가장 빨랐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인간의 자아의식이 움트고 권위에 대한 비판이 싹트며 지적운동이 활발히 전개된다. 이와 같은 자아의 각성은 고대문화 부흥을 배경으로 한 르네상스 인문주의에 의해 촉진되었으나 중세의 문화적 유산을 함께 계승한 결과로 평가된다. 즉 르네상스 시대는 중세를 뛰어넘어 고대 문화와 직접 연결되었다고 하기 보단 중세의 사상과 문화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전환시켜 놓았다는 것. 그렇기에 르네상스기를 낡은 것과 새 것이 뒤섞여 있는 문화적 과도기라 표현한다.

 

4장 고전주의 문학에서는 프랑스 고전주의, 영국 고전주의, 독일 고전주의 등을 다룬다. 서양 문학에서 고전이란 우선 서양 문학의 젖줄이 되고 전범이 되는 그리스 로마 문학을 가리킨다. 이를 확장하여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학처럼 불멸의 가치를 지니면서 다른 문학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작품을 고전이라 부른다. 이런 맥락에서 문학사에서 고전주의라는 것은 그리스 로마 문학을 바탕으로 함을 전제로 한다. 고전주의는 르네상스가 고전시대에 보내는 감탄과 정열에서 한 걸음 나아가 차분하고 성숙하게 고전시대의 예술을 분석 정리하고 이를 자신에게 맞게 다듬고 있다. 특징은 같은 고전주의라 하더라도 국가에 따라 그 시기나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5장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낭만주의 의미, 독일 낭만주의, 유럽 낭만주의 등을 다룬다. 낭만주의란 세계나 현실을 이성으로 규정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만으로는 결코 인식될 수 없는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규정하는 정신적 움직임을 일컫는다. 낭만주의가 태동한 시기는, 이성을 앞세워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해 보려는 프랑스 혁명이 성공을 거두고, 철학에서는 피히테, 쉘링, 슈라이어마허로 대표되는 독일 관념론이 우위를 점하며, 바이마르에서 괴테와 쉴러가 고전주의를 꽃 피울 때였다. 18세기 독일 계몽주의를 통해 의식화된 젊은 지성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낭만주의 세계관과 예술관이 대두된다. 지성(이성)과 현실(역사)은 더는 낭만주의 이념에 일치하지 않았으므로 이들은 ‘과거’를 지향하여 멀리 있는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낭만주의 운동’은 하나의 ‘통일적’ 운동으로 이해해야 하나 그 내부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모순적인 것도 많아 낭만주의의 정이 및 문학사 기술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6장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문학에서는 사실주의 배경, 사실주의 문학 등을 다룬다. 사실주의는 19세기 초 로망주의와 강한 대립으로 시작하나 19세기 중엽 각국서 일어난 혁명적 기운이 잦아지고 시민 사회가 안정을 되찾고 자연과학, 실증철학이 인간 삶에 주요한 역할을 끼치자 작가들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인간과 자연을 묘사하는 강렬한 요구를 갖게 됨으로써 발달하기 시작한다. 사실주의는 19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예술양식으로, 18세기 신고전주의가 드라마의 시대이고 로망주의 시대가 운문의 시대라면 사실주의는 소설이 발달한 시기이다. 사실주의는 이상주의 경향의 로망주의 문학과 그 이전 신고전주의, 이후 예술지상주의, 형식주의 등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현실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문학이다. 그러나 단순한 사실 묘사가 아닌 정확한 인식과 재현을 추구하는 모방이어야 하며, 소재의 선택, 비판, 통일의 원리를 주관적 이데아나 형식적 원리에 두지 않고 현실자체보다 깊은 객관으로부터 끌어내는 객관성, 대상의 본질을 관념적으로 구정하지 않고 특수한 역사적 조건의 의미를 발휘하는 개성화가 작품에 표현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7장 상징주의 문학에서는 프랑스 작가들, 영미 작가들, 독일 작가들, 러시아 작가들, 상징주의의 쇠퇴 등을 다룬다. 상징주의는 자연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을 통하여 시작된다. 초기 몇몇 프랑스 문인들의 주도하에 문학작품에서 자연주의 논리와 과학에서 벗어나 꿈과 음악, 영혼과 신비, 공감, 무한, 절대, 이상, 계시 등의 탐구가 시작되며 이것이 상징주의의 발단이다. 1886년 모레아스는 <르 피가로>지에 <상징주의 선언문>을 발표하여 낭만주의 시대 이후 그 후계자인 고답파 소설의 자연주의 운동 또한 종말을 맞이하여 새로운 예술 형태의 출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상징’을 규정하고 이 새로운 유파의 혁신자들 중 보들레르를 선구자로, 말라르메를 신비감과 정교함을 부여한 시인으로, 베를렌느를 시형의 무자비한 속박을 풀어 준 시인으로 소개한다. 사실주의나 자연주의의 영역이 주로 소설이었다면, 상징주의의 주된 무대는 시였다. 리듬, 음악, 환기 등의 마술로 초현실적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소설보다는 시에서 더 적합했기 때문. 문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게 된 상징주의는 소설, 연극, 회화, 음악 등에도 영향력이 확대되며 지리적으로 영국, 벨기에, 독일은 물론 한국의 김억, 황석우, 홍사용, 이상화 등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 상징주의의 창시자이자 선구자인 보들레르를 부정하는 이는 없으며 그를 시작으로 말라르메, 베를렌느, 랭보 등에 의해 상징주의가 완성되며 이러한 분위기 하에 현대문학이 시작된다고 본다.

 

8장 모더니즘 문학에서는 모더니즘의 등장배경과 그 특징, 창조적 상상력의 실험 : 데카당스와 상징주의, 인식주체의 문제 : 인상주의, 기계와 속도의 미학 그리고 국수주의 : 이태리 미래주의와 러시아 미래주의, 잔인한 구조 : 독일 표현주의, 영원한 현재에 대한 부정 : 파운드와 이미지즘, 예술이 죽음에 이르는 길 : 다다, 모더니즘 예술의 자기 반성적 성격 등을 다룬다. 모더니즘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근대적인 것, 즉 근대성을 추구하는 성향이나 흐름’이 된다. 그러나 모더니즘을 ‘근대’만으로 정의 내리기에는 상대적 항시성이 가로막고 있다.(근대에 대한 정의 또한 또다른 문제) 모더니즘은 무엇보다도 우연성의 시기(다가성의 시기)로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여 헤게모니를 놓고 구시대와 투쟁을 벌이던 시기, 인식론적으로는 인간의 의식이 기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심부재의 시기, 미적으로는 전통에 반대하는 전통의 시기였다.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모더니즘의 특징을 추론해 볼 수 있다. 1) 세계관으로서 모더니즘의 등장 시기는 직선적 시간관의 출현시기와 맞물려 있다. 2) 예술담론으로서 모더니즘의 시기는 ‘부정의 정신’이 예술사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은 낭만주의 이후부터 논의가 가능하다. 3) 예술사조로서 모더니즘은 산업혁명의 영향력하에 생긴 부르주아 모더니티와 미적 모더니티의 작용, 반작용 아래서 형성되었다. 4) 미적 모더니티, 즉 하나의 예술사조로서 모더니즘은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부정의 부정이 서로 엇갈리는 경향을 보인다.

 

9장 실존주의 문학은 실존주의 : 20세기 제1의 사조, 실존주의와 실존주의 문학 : 용어의 문제, 실존주의 문학 태동의 시대적 배경, 실존주의 문학의 이해를 위한 몇 가지 개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적 작품 등을 다룬다. 실존주의는 대체로 1930~40년대, 즉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문단에 등장하였고 프랑스에서 사르트르, 보부아르, 카뮈 등에 의해 주도되었던 20세기 서양문학의 한 흐름을 지칭한다. 실존철학(독일의 야스퍼스, 하이데거)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나 역시 문학에서는 독자적인 특성을 갖는 것으로 본다. 실존주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들로 1)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출발점 : 신의 부재, 2)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3)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제1원리 :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4) 투기(projet)와 선택, 5) 자유와 책임 : 인간은 자유롭지 않을 자유가 없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 작가 및 작품은 다음과 같다. 사르트르 <구토>, 카뮈 <이방인>, 카프카 <소송>, <성>, <변신> 등.

 

10장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은 포스트모더니즘 선구자 보르헤스, 포스트모더니즘 특징, 환상성과 메타픽션 :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부서진 시간의 거울 : <타자> 등을 다룬다.

 

이 책은 서양문학을 강의하는 교수진들의 교수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되었다. 자칫 방대하고 난해할 수 있는 서양문학과 문예사조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어서 읽기가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