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워낙 내성적이라 둘째만은 안 그랬으면 하고 바랬었는데...

그래서 목소리도 크고 남자아이처럼 노는 모습이 너무나 흐뭇했는데...

왠걸요. 24개월이 된 지금까지 낯을 가려서 엘리베이터에서도 다른 사람들

있으면 인사는 커녕 제 뒤로 숨기가 바쁘구요. 낯선 사람들이 안녕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도 얼른 쌩~하고 도망와서 숨고, 심지어 좁은 버스안에서

옆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기라도 하면 고개를 홱~ 돌려서 제가 당황한답니다.

이런 우리집 둘째를 위해서 뭔가 보여줘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아이에게 네 마음이 어떠니?라고 물어주기 보다는 왜 그러냐고 다그치는

말투로 짜증을 냈었거든요.

아직은 어려서 충분히 그럴수 있는데 그 마음을 더 많이 헤아려주고 배려를

했어야 되는데... 책을 읽어주다보니 그런 반성이 자꾸만 들었어요.

공룡은 덩치도 크고 강하게 생기고 오히려 다른 동물들이 무서워할법한데

이런 공룡한테 부끄럼이 많다고 핀잔을 주지않고 그래 그럴 수 있어라고

다독거리며 상황별로 연습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 부끄러운 마음들이

정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모습이 나두 이렇게 아이에게 든든한

부모로 거듭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공룡을 무섭게 표현하지 않아서 아이가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구요.

아이 마음에 위로가 되는 듯 했어요. 책을 다 읽고 숨으면 안되지 안녕하고

인사하면 되지라고 아이가 말을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