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는 두 번째 읽는 셈이다.지구의 온난화,생태 파괴,각종 지구의 대재앙 등을 생각해 볼때 로드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보다는 예측을 해줄 수 있는 시사성이 있다고 본다.인류의 문명 발전과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 삶을 질적으로 고양시켰지만 반면에 인간이 치뤄야 할 대가도 크다.인간의 삶이 편하고 풍요로웠지만 지구를 훼손하고 오염시키며 생태계를 파괴했기에 재앙과 폭발 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일 것이다.

 

 대폭발이 일어나고 살아 남은 부자(父子)가 정처를 찾아 나서는 기나기고 처연한 외줄기 길은 읽는 순간 순간 인간의 삶이 무엇이고 생명을 부지한다는 것이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살기 위해 굶주림과 추위,공포를 무릎쓰고 떠나야만 하는 부자의 길 앞에는 을씨년스럽고 괴이하며 언제 어디서 괴적을 만날지 모르는 긴장과 공포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천진난만한 아들은 남자의 손을 잡고 남자는 손에 총을 준비한 채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가는데 사랑스러운 아들이 가엽고 안스러워 자신은 먹어야만 살 수가 있는 음식(복숭아 통조림,시금치 통조림 등)을 자식 먼저 먹이고 죽어도 함께 죽겠다는 아버지의 정은 깊기만 깊다.

 

 그들 앞엔 추위와 정적,공허,황량한 바람만이 그들을 맞이하고 허기가 지면 수조에 침전된 물을 받아 마셔야만 하고 졸음이 쏟아지면 아무데나 텐트를 치고 새우잠으로 날을 세우는 등 갈 길은 멀고 목적지는 아득하기만 하다.또한 잿빛으로 뒤덮인 사위는 을씨년스럽고 휑뎅그럽기 짝이 없으며 가는 곳마다 약탈당하고,유린당하고,파괴당한 흔적으로 뒤범벅된 채 부자의 머리 속에는 살아야겠다는 의지 하나 밖에는 없었다.

 

남자는 회색 빛 속에서 세상의 절대적 진실을 보았다.유언 없는 지구의 차가고 무자비한 회전.사정없는 어둠.눈먼 개들처럼 달려가는 태양.모든 것을 빨아들여 소멼키는 시커먼 우주 - 본문에서 -

 

 그들이 길을 나서며 이틀이 지나면서 조수가 밀려드는 넓은 강에 이르고 남자는 허기와 추위로 기침을 하면서 다음 날 차갑고 뻣뻣한 주검으로 변하고 어린 아들만 혼자 남게 되며 호신용으로 아버지로부터 권총을 물려 받는다.

 

 대폭발이라는 지구의 재앙과 슬픔을 극복하고 살아 남고저 길을 떠난 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은 진정으로 아름답고 희망이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다.또한 작가는 많은 등장 인물을 내세우지 않고도 스토리의 전개와 탄탄한 배경과 서사적으로 이끌어 가는 파워가 강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개인의 삶은 개인의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일구어 가야만 한다는 주인 의식도 체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