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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젊은 날의 깨달음을 읽으면서 일상 속에서 자아의 발견,진정한 행복과 가치관,좋은 인연,맑은 영혼등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흔히 좋은 학벌에 앞길이 탄탄대로일 거라고 주위의 시선 및 관심이 쏠리던 한 청년 혜민스님은 돈 많이 벌고 명예를 쌓으며 끝이 없는 경쟁 속을 살다 보면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삶,가치관,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하버드대학을 그만 두고 법가의 길을 걷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고 정신세계를 이끌어 가는 종교가의 참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우연의 만남 속에서 참된 인연을 만나고 그 인연을 자신의 세계로 융합하여 하나의 커다란 삶의 중추대 역할과 당대를 이끌어 가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혜민은 버클리대에 티벳에서 온 가규파 린포체 스님을 거리에서 우연히 뵙고 전생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법가와의 인연이 싹트고 불자로서 수행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사진 속의 혜민은 둥글넓적한 수려한 외모에 원만한 이미지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었고 절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고,한 중국인과 교유하면서 돈,권력,명예등의 유한성을 깨닫고 죽음이후 영원불멸한 세계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체득하면서 구도자의 길을 굳히게 된다.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끝이 좋은 인연이 참으로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P43참고

우리는 평소 진정한 행복과 환희를 순간적인 업적이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요행에 서로 얼싸안고 행복에 마냥 젖어 듬을 느끼며,곧 이어서 올 수많은 난관과 시련을 어찌할 줄 모르는 우를 범하고 하는데,화려한 장미보다는 사계 변치않은 소나무의 절개,고려의 청자도 좋지만 조선의 투박하고 은근절묘한 백자의 우아함,자신을 성찰하고 주위를 돌아보며 나름의 여유와 지혜를 갖고 살 수 있는 자세,모습등이 극히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북경 유학중의 에피소드도 소소한 것 같지만 자신을 되돌아보고 근검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대목이 있었는데,멋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새 자전거를 몇 번이나 도난당하고 알게 된것은 오래된 구닥다리 열쇠로 인해 자전거가 없어진 게 아니고,사람들에게 탐심을 자아내게 하는 물건을 가지고 다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았고 북경에서 최고로 좋은 자전거는 손때 묻은 평범하면서 내구성이 있는 거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현재는 미국 강단에 서서 종교학에 대해 강의를 펼치고 후학 양성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고 하는데,미국의 교육은 지식 전달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사고 배양과 토론능력,개개인의 창의성 표출에 맞추어져 있다고 하니,또 한 번 한국의 교육의 부재와 1등주의,줄세우기등을 생각할 때 개인적으로 착잡한 마음이 교차되었다.

미국에는 불교도의 수가 상상이상으로 많고 근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명상과 좌선을 기본으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며,중국,일본에 대한 불교의 인식과 이해의 폭은 넓어지고 있지만 한국의 불교에 대해서는 인식과 이해가 일천하다고 한다.중국,일본의 불교가 미국에서 널리 알려지게 된 데에는 그들이 사전에 그들의 불교세계를 부단히 알리고 접촉했던 데에서 기인한 것이리라.국제화사회 속에서 또 한 번 문화의 선양을 위해서는 한국도 그들 못지 않게 피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무튼 혜민스님의 자서전격인 ’젊은날의 깨달음’을 읽으면서 가치관,진정한 삶을 추구하고 갈구하는 자에게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타인의 고통을 자신이 대신 받아 낼 줄 아는 참 자애가 이 글이 주는 커다란 메시지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