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조선시대의 왕은 곧 내 아버지가 왕이고 내가 왕이 되는 이른바 세습의 구조다. 그런데 오늘날 최고권력의 자리인 대통령을 본다면 국민의 철저한 검증과 여론 및 다양한 절차를 통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는 데 반해 조선의 왕은 그저 왕의 아들인 이유만으로 왕이 되었으니 이는 오늘과 비교해 본다면 다분히 운명적이고 결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왕은 그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왕이 되었기 때문에 왕이 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던 것일까. 물론 당연히 그렇지 않겠다. 이 책은 경연이라는 주제를 통해 조선시대의 왕이 어떻게 왕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덕목과 학식, 상식 등을 가지게 되는 지, 또한 그러한 왕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태도는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가르쳤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들어 있다. 진정한 백성의 왕이 되려면 왕은 무슨 교육을 받고 어떤 말을 들었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알려주는 유익한 책이란 말이다.

 

왕이라는 천하의 자라에 있으면 자기 마음대로 할 것 같지만 조선시대 역시 철저한 정치적, 제도적 장치가 허술하지 않은 나라였다. 때문에 왕은 늘 신하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왕에 대한, 신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일반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특별히 따분하도록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하지 않다. 쉽고 간편하며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