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는 대로 사람들은 대개 30대에 성장을 멈춘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에 안주하며 그 자리에 머물거나 타성에 젖은 채 더 이상 힘쓰지 않고 서서히 정체상태로 치닫는다. 교사라면 이런 상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교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학생들에게 전수해주어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점점 더 밝아져야 한다. ------p.73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비단 교사나 가르치는 일을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인간의 삶이 배움과 가르침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가르침이란 매우 중요한 인간 활동이다. 선조들이 일구어온 인간 문명의 진보를 위한 우리의 가장 큰 의무가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르침의 기술은 교사나 교수, 강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필요조건이다.

『가르침의 예술』은 교사들, 즉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책에 언급됐듯이 현대는 가르침이 일상화 되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무언가를 알려주고 가르치는 위치에 있을 수 있기에 가르침의 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진지한 고민이 분명 필요하다. 책은 뭘 가르칠지, 어떻게 가르치는지,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는 어떡해야 하는지의 원론적인 이야기와 함께 역사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어떻게 변해왔고, 위대한 스승들의 교수법은 어떠했으며, 가르치는 사람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과 사고방식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의 말솜씨 또한 일품이다. 내용 사이사이 적절한 사례와 일화는 책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책 전반을 흐르는 가르침의 주요 맥락은 어떤 지식이나 경험이든 학생들에게 단편적이고 분절된 내용을 가르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배움의 가장 큰 목적은 전체를 꿰뚫어보는 구조적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구조적 능력은 지적 영역에서는 통찰력이나 조정 능력을, 예술 영역에서는 조화를 이해하는 능력과 예술을 탄생시키는 능력을 부여해준다. ------ p.100

그렇기에 교사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 특별히 갖춰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학생들에 대한 세심함, 배려심, 인내, 그리고 적절한 유머와 재미있는 강의준비,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과 내용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면 아니 학생과 가르침에 열정을 쏟아 붓지 않는 다면 교사는 자신을 일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망치게 된다. 가르치는 일의 엄청난 가치를 인식한다면 가르침을 예술의 경지에 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누구든 동의할 것이다.

이 시대에 훌륭한 교사도 많지만 그렇지 않는 교사도 많다. 스스로의 발전은 전혀 없이 적당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자신의 밥벌이에 충실한 교사들에게 맡겨지는 아이들 보다, 열정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교사에게 교육받는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또한 가르침의 예술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그만큼 더 풍요로운 삶을 구성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치밀한 계획과 끝없는 인내로 맞춤 교육의 우수성을 입증했던 예수회 신부들, 문학의 껍데기만 달달 외우던 아이들에게 문학의 진한 맛을 일깨워 준 영화 속 “키팅”선생, 강의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오늘 무엇을 가르칠지를 꼭 알고 강의실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파인만”교수, 그 외에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많은 선생님들...... 이들이야 말로 가르침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들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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