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우리 문학 소설]나는 아주 어릴 적엔 책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 숙제 때문이었는지 순하기만 하던 내가 왜 그랬는지 울며불며 위인전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라서 구입한 금성출판사 위인 전집을 구입한 기억이 난다. 그 책은 초등학생이 읽기에 너무나 어려운 위인전 이였다. 신사임당을 읽으면 신사임당 할아버지 때부터 아들 때 까지 조선시대의 중요사화와 시대적 배경까지 총 망라 해서 나온다. 그래서 섣불리 읽어내려 가기 힘들지만 중학생이 되어 읽은 신사임당으로 역사공부까지 되었던 것 같다.

 나의 독서의 본격적인 시작은 중학교 2학년 때 대발이 아버지를 닮은 국어선생님에 의해서 이다. 그 당시 연세가 많으셨고 직접< 미주바리 하품>이란 시를 창작하셔 낭독해 주시기도 하셨다. 재미있는 소재가 문학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신 분이시기도 하다. 국어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중에 이 소설 <이광수의 흙>,<이차돈의 사>,<신사임당> 을 너무나 감동 깊게 읽었다.

아니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 책이란 걸 통해 난 새로운 세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누가 당신은 어떤 글자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난 <흙> 이라고 말이 떠오를 정도로 <흙>이란 글자에 왠지 모르게 끌렸다.

이 책을 첫 장부터 나는 내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한 느낌의 영상이 떠오른다. 나의 머릿속에선 주인공 허숭이 팔베개를 하고 고향집에 누워서 여러 생각을 하는 장면이 생생하다.

사실 머릿속 떠오르는 연상이미지, 느낌들이 영화나 드라마 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질 수 있게 하는 그 문장력에 빠져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그 당시 현대문물을 받아 드리기 시작한 시대적 배경, 고향인 농촌과 급격히 변화하는 서울의 생활 그 속에서의 앞선 지식인으로서의 삶의 고내를 읽을 수 있었다. 아마 춘원이광수가 제목을 <흙>이라고 한 것은 무언가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람은 죽으면 다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의 생명 또한 흙에 난 것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흙>을 읽고 이광수의 다른 책도 읽게 되었다. 나보다 8살 많은 우리언니는  독서광 이였던 것 같다. 언니의 책은 너무 어렵다 생각하고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는데 언젠가 부터 난 언니가 책장에 꽂아둔 책들을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읽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