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작은 풀들도 그들만의 이름과 그 나름의 쓸모가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또 다시 생각해 본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그 나름의 삶의 이유와 삶의 가치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길 가의 풀 한포기에게까지
애정과 관심을 쏟아내기에는 우리네 삶이 참으로 팍팍하고 바쁘다.
어디 유배라도 떠나야 그러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이 책은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3년 2개월 동안 양심수 생활을 한 
저자의 옥중 서간 중 야생초에 관련된 것만을 골라 펴낸 것이라 한다. 
그는 감옥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었기에,
작은 풀꽃하나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오히려 얻게 되었다.
감옥이라는 공간이 자칫하면 사람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수 있는 
공간임에도 저자는 풀꽃들에 대한 관심과 시선으로 
그 시간들을 온전히 자신을 다시 보는 시간들을 만들어갔다.
이름도 모르고 생긴것도 생소한 야생초들을 접하고
그 풀들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야생초 속에서 또다른, 삶을 통찰하는 혜안을 얻은 
저자의 모습을 책 속에서 찾아내는 것 또한 
큰 하나의 재미이다. 
글에서 드러나는 것 만큼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실상에서는 조금 덜 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 풀들로, 그것들을 키워내고 기록하는 힘으로
기나긴 옥중 생활을 버텨온 저자에게서도 야생초의 힘을 느낄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