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줄거리는...
2045년, 세계 최고의 로봇 과학자 천 재숙 박사와 강 영재 박사,
그리고 천 재숙 박사의 딸 하라, 하라의 친구인 로봇 도도가 함께 상상로봇연구소를 꾸려 나간다.
생활수단으로써 단지 연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로봇 대여점을 열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인 로봇들과, 또 그 로봇을 필요로 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알콩달콩 나와 있다.

글밥이 작아서 처음 책을 보면서는 저학년용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읽고 보니 주부인 나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등장해서 굳이 저학년이 보기엔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물론 첫번째 손님이 건망증 심한 주부가 등장해서인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어쨌든 그녀를 위해 만든 속다기 라는 로봇의 등장은 나에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해 줬다.
정말 물질 - 이 책에서 굳이 로봇이라는 첨단과학으로 등장했지만 - 이 편리하게 우리 생활을 바꿔 준 반면에 또 다른 불편함과 그에 따른 삶의 무미건조함까지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지금 이 순간도  과학에 의지해서 살고 있으면서도 최첨단이 아닌 당연시 누리게 되는 과학적인 것들에는 아마도 이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의 다른 이면은 느끼지 못하며 아주 편하게 살고 있는 듯 해서,
사실 마음이 좀 복잡해 짐을 느꼈다.
아니,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머리 아픈 생각이 들 수가 있나? 쩝...

두 박사의 얘기를 하자면,
두 분의 천재성은 흔한 선입견으로 느껴지는 과학자의 성격답게 비현실적인 감각으로,
오히려 박사의 어린 딸 하라가 이 로봇연구소를 실질적으로 꾸리는 상황은 비록 책이긴 하지만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어린 아이보다 박사라는 어른이 -물론 강 영재 박사는 18세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이보다 더 철이 없게 나오는 부분은 과학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 이 시대의 과학 발전상에 비춰 본다면, 어쨌든 미래에는 분명 이런 마음대로봇들은 정말 인간들의 필요에 의해 철철 넘쳐 날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너무나 과학적인 것들에 얼마나 지배당하고 살지는 흥미진진한 미래공상 영화를 통해서도 느껴볼 수 있겠지만, "과학보다는 문학이 앞선다"는 말이 있듯, 이 책도 분명 이 말에 합당한 책이라 하겠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마음대로봇"은 과연 어떤 것으로 만들어 보면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아이디어를 떠 올려 볼 수 있는 책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