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고 계신가요?’

비내리는 창가를 서성이며 떨어지는 낙엽에, 희뿌연 하늘에 마음이

아파옵니다.

아마도 떠나간 사람들을 떠올리며 마음에서 내리는 차고 찬 눈물때문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은 행복했습니다.

그를, 그녀를 만나 설레이는 첫 마음, 수줍은 보고픔, 함께하고픈 간절함...

사랑이 떠나가고 있다는 안타까움, 남겨진 그 또는 그녀가 겪어내며

추억할 기억들..

사랑에 관한 짧거나 긴 기억들을 더듬어 찾아내는 동안 마음의 창에는

한줄기 빛조차 드나들지 않습니다.

사랑이 떠난고 난 후, 남겨진 사람에게는 기억할 추억조차 힘겹게

짊어져야할 짐처럼 무겁기만 합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달려가는 지금...

잃어버린 그 사람을 추억하며 걸음을 옮깁니다.

10곡(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2번 실려 있다)이 수록된 이 앨범은

그런 사랑에 관한 아픔을 이야기하고, 위로하는 앨법입니다.

처음 이 앨범을 듣고는 마음이 아파 산책을 나섰습니다.

은행잎이 길을 노랗게 물들인 산책로를 따라 걷는 내내 내가 이전에

지나쳤던 사랑들을 조심히 꺼내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는 사랑이라 믿었던 부질없음...

개인적으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와 <fok>라는 곡이 제일 마음에 들어

들으며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기억도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프고 아파도 또 다른 사랑 앞에서 멈칫 겁을 내며 물러서도 내게 올 인연은

내가 넘어야할  내 몫의 슬픔은 반드시 지나야 한다는...

그래서 사랑을 잃고 길을 헤매다 지칠 때면 또 다른 길목에서 또 다른 사랑을

마주하는...

겨울로 내달리는 마음에 사랑과 이별의 기쁨과 아픔을 담고 잠시 멈추어

추억을 마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