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를 처음 보았을 때도 책을 받아 보고서도 나는 이 책이 무척이나 읽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페이지를 열어보는 것이 겁이 났다. 편지는 결코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의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역사 내 어머니와 아버지 실제 겪어왔던 전쟁의 아픈 역사이고 한 민족이 분단되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아픈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도 이야기했듯이 편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당시 종이 상태도 좋지 못했고 연필이나 만년필로 쓴 글이어서 세월의 흐름과 동시에 편지 또한 글자가 흐릿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하지만 편지 원본에 충실하기에 노력했다고 했는데 책속에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에는 실제 편지를 디지털복사를 해 조금이라고 담아놓았다. 그리고 거기에 혹시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저자가 해석하여 독자가 좀 더 읽기 쉽게 현시대에 맞춰서 해석도 해 놓았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부인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사랑이 담겨져 있는데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감옥에 갇혀있는 남편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 애쓰는 부인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져 있으며, 어머니가 아들에게, 동생이 형에게 전쟁 속에서도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부탁하며 가족이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그렇게 편지에는 일상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상하게도 편지에는 가족의 사랑이 부부애가 그리고 형제가 그대로 담겨져 있는데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당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참혹한 현실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긴박한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 서로가 애타게 생각하여 보낸 편지가 서로에게 보내지지 못 했다. 그들은 서로가 알고 있을까? 이렇게 애타게 생각했던 편지, 상대가 꼭 읽어주었으면 하는 편지가 이렇게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62년 동안 미군의 손에 있었던 것을 서로를 알고 있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더 아팠다. 이 역사의 전쟁통에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을 텐데 이렇게 애타는 편지마저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서로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생을 마감했을까봐 읽으면서 덜컥 겁이 났다.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가 62년 만에 이렇게 세상에 빛을 보았다. 혹시라도 아직 생존한 분이 계시다면 그래서 이 편지속에 주인공이 있다면 꼭 이편지가 지금에라도 그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