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이, 북촌 8경을 다니는 것을 보고, 시청한 많은 사람들은, 그제서야 북촌의 매력을 발견하고, 너도나도 북촌을 다니러 가고, 사진을 찍고, 감탄을 하고, 블로그에 자랑을 하고... 그랬었을 것이다.

나도, 사실 일에 치여 서울에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북촌을 그제서야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가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를 계기로, 서울의 골목길 투어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때, 또 우연히 블로그에 소개된 곳들을 다니러 갔다가 반한 곳이 인왕산과 인왕산 부근의 동네와 그 골목들.. 이었다.

북촌에 비해서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서촌.

하지만, 트윗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소개하는 서촌의 누하동을 비롯해, 서촌의 매력적인 곳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는데, 이미 다녀 온 인왕산 부근들을 제외한 서촌의 더 많은 곳들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보니, 나는 조금 멀리 떨러진 곳으로 이사를 와 버린 다음이었다. 먼 지방으로 말이다.

사실, 북촌처럼 서촌이 이슈가 되고 있는 마당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을 것이고, 또 인터넷을 찾아보면, 잘 알수 있을 테지만, 나는, 지금 당장을 그 골목에 발을 디딜 수 없는 마음을 컴퓨터에 앉아서, 초보자의 블로그들을 찾아다니며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영 강하게 들지가 않는다. 그때, 때마침, 그 욕구를 해결해 주는 신간을 발견했는데, 바로 이 '서촌방향'이다.

그냥 서촌을 애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개하는 서촌보다는 좀 더 의미있게, 좀 더 디테일 하고, 그리고, 그 순간을 잘 담아낸 사진들과 함께 소개 된 이 책은, 곧 그 곳에 발을 디딜 꿈에 부풀은, 골목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현재의 갈증을 해결해 줄 책이었다.

곧 상경을 몇 달 앞두지 않고 있는데, 서울에 가면, 예전처럼 일에만 쫓겨, 주말에 집에만 있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그렇게 하지 않고, 북촌을 향했을 때의 기뻤던 그 때를 다시 한 번 느끼기 위해, 시간을 내어, 주말마다 서촌에 발을 디뎌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