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서, 책 좀 읽는다고 얘기할 수 있는 독서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기준이지만, 요즘 워낙 바쁜 현대인들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는데,

시간이 넉넉한 이로서 책을 읽을 기회가 그저 많기 때문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편식'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 습관이 있었던 지라,

어릴 적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시'를 때가 묻고부터는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한동안 시집을 펼쳤다고 도로 덥기를 수없이 반복했었다.

 

그러다가,

소설에 치중된 독서 습관이 점차 여러 분야로 넓어지면서,

근 2,3년간 푹 빠진 에세이들을 섭렵하는 과정에서,

이병률 작가의 에세이들을, 베스트셀러인 이유로 접했다가,

여느 독자들과 마찬가지고 그만의 감성적인 매력에 폭 빠졌었다.

 

에세이로 먼저 접한 시인, 이병률.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오히려 '시인님'이라는 호칭보다 더 들었을지도 모를,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병률 작가.

나 또한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먼저 부른 사람으로서,

그의 진짜가 담겨 있을 지도 모를, '시인'으로서의 글들이 차곡히 담긴,

'시인 이병률'의 시집을 이제라도 읽고, 제대로 알고자 하는 마음이다.

 

최근 '눈사람 여관'으로 다시 한 번, 시집으로서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에세이를 알기 전의 시들을 오히려 읽고 싶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선택한 시집, '찬란'

 

책을 선택함에 있어, 웬만해서, 옳고 그름을 얘기할 수 없듯이,

이 시집의 선택 또한 그럴 것이어서, 지금은 한 권의 시집을 가졌지만,

앞으로 천천히 시인의 모든 시들을 읽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