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적,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단지, 이야기의 스토리 외에는, 그 빽빽해 보였던 글자 외에는, 아무 것도 받아 들이지 못했다.

어렸기 때문이라 변명하면 그 뿐이겠으나,

그리고, 그러 그러했던 이야기라는 기억만 가지고 있으면 그 뿐이겠으나,

왠일인지, 훨씬 많은 시간이 흘려서, 이 책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누구나 한 번은 읽어 봤을, 베스트셀러.

지금까지도 큰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

그러해서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어쨌든, 책을 구입해서 다시 읽었을 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스토리들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새롭다고 했던가?

그 말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나는 이미 기억하고 있는 내용을 다시 읽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그것이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때, 한 줄 한 줄 새로운 신세계가 펼쳐지던 그 순간의 경이로움만을 귀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해 두고 싶다.

그런 경험들은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책을 다시 읽을 때의 또 다른 찌릿한 경험을 하는 것을 즐겨함에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도 그런 고집이 꺽였던 책들이 몇 권 있는데, 이 책이 그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어린 시절, 내 속에, 내 성장 과정에, 라임 오렌지 나무를 키우고 있었나...?

그랬음에도 미처 잊고 있었다면, 얼마나 자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