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도와 부드러운 거품이 가득한 욕조에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는

표현은, 소설, 욕조의 의미로는 너무도 단순하다.

사전적 의미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 문학에서의 단어의, 문장의, 글의 의미일텐데,

이 '욕조'라는 단어 또한, 김희진 작가에 의해 너무도 기상천외한 의미가 부여된다.

욕조에 포함된 여러 개의 단편들은, 단순히 재미난, 기발한 상상이 가미된 허구의

소설들과는 너무도 차별화된 소설이었다.

정확하게 지금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는,

정확히 현대인을 빗대고 있다고도 보여지지 않는,

아주 외로운 한 사람을 특별하게 포장하고 있는 작가는, 그 각각의 단편들의 주인공들을

통해 왜곡된 특정한 사람에 대해 풀어내고 풀어낸 글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 주인공에 빙의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는 주체가 그 주인공과 같지 않더라도,

특별해서 외로운 어떤 시간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좀 어려운데...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수없이 공감을 했다기 보다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이해를 하는 입장이었고,

어쩌면 그런 시간을 겪었었을 수도, 그런 시간을 겪게 될 수도 있다는 기억과 가능성에 대해

곱씹어 보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요는, 상상으로 포장되어 있는 기존의 책들을 최근에도 읽었지만, 그 책들 중 나는,

감히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싶다. 이 소설에 대하여...